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공익근무요원 강모씨(24)가 사망 사흘 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초 자살 쪽에 무게를 뒀지만, 강씨 유가족이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7일 “(사망한) 강씨가 인터넷상에서 누리꾼과 욕설을 주고받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지난 13일 오후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시간가량 조사가 진행됐고 2장 분량의 조서를 받고 돌려보냈으며, 당시에는 자살 기도를 의심할 만한 특이한 정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공익근무요원 강씨는 지난 2년 동안 4대강 사업 반대, 부자감세 반대 등 정부 비판 글을 인터넷에 1300여건 올렸다. 최근에도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글을 한나라당 홈페이지 네티즌발언대 코너에 올렸다가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네티즌 신모씨와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거친 언사를 썼고, 이로 인해 상대방에게서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사흘 뒤인 16일 근무지인 법원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족들은 강씨가 11일 저녁 경찰의 전화를 받고 매우 놀란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평소 잠이 많던 강씨가 통 잠을 못 잤다고도 했다. 유족들은 강씨의 신발끈이 풀어진 채 시신 인근에서 발견된 점, 사망 직전에 법원 직원이 강씨의 목에서 밧줄 자국을 목격했다는 점 등을 들어 타살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강씨의 아버지는 지난 26일 서초경찰서에 “정확한 사인을 규명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감정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구체적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타살의 근거가 거의 없어 자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강압수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강씨를 소환 조사했던 수서경찰서 담당 경찰관이 20대 여경이었으며,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특이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진정서를 받은 서초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 결과를 종합해 타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 경향 닷컴 -
작성일: 201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