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체불임금은 1조7천84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체불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 하지만, 임금체불 억제 효과는 충분하지 않단 의미다. 정부의 행정제재 수단을 다양화해 임금체불 신속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노동법학회·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한국노동경제학회 등 노동 3학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전환기 노동정책의 과제’를 주제로 공동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근로기준법 준수율 제고를 위해 형사벌 수준 강화가 유일한 해법은 아닐 것”이라며 “형사벌 이외 다양한 (행정)제재 수단을 확대해 검찰 기소와 법원 판결을 거치지 않고도 고용노동부가 적시에 행정 이행강제 수단을 활용해 근로기준법 위반을 교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일부 주들이 도입·운영 중인 미지급 임금에 관한 부가배상금 제도나 과태료·과징금 제도, 보증금 예치 제도 등을 행정제재 예시로 들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애리조나·메릴랜드·미시간 등 미국 8개 주는 최저임금·미지급 임금 청구에 대해 3배의 부가배상금 조항을 두고 있다. 보증금 예치제도는 정부 인가를 받아야 하는 고위험산업 사용자가 대상인데 임금절도범 사용자에 대한 벌칙으로도 적용된다.

권 교수는 “사용자의 법 위반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일부 처벌 규정을 비범죄화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서 매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민사법 상한을 조정하는 것처럼 과태료가 실질적인 위하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과태료 금액을 적시에 조정하는 제도를 함께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근기법 위반행위에서 반사회적인 유형은 사용자의 부당한 이익을 환수한다는 취지에서 형사벌에 추가해 과징금 제도 도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한 임금체계’에 관한 제언도 이어졌다. 권 교수는 “특정한 임금체계와 공정을 연결하는 관점은 다소 의아하다”며 “노동소득 분배율 제고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공정’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직무성과급제를 공정한 임금체계로 보고 도입·확대를 추진 중이다. 그는 “개별 기업의 임금체계 결정·변경 국면에서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임금체계와 관련한 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정보 불균형’의 해소”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지난 2월6일, 경사노위 본회의에서 노사정이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에 합의했다”며 “조만간 합의문에 따라 1개의 특별위원회와 2개의 의제별위원회가 구성되면 본격적인 사회적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노·사·정은 마치 노동 3학회처럼 미래세대와 지속가능한 일자리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사회적 대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