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병희 롯데미도파백화점노조위원장

지난 2003년 롯데쇼핑으로 인수합병된 롯데미도파 백화점.

인수합병 이후에도 꾸준한 실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인수합병 됐지만 노조를 이끄는 힘은 조합원들의 자부심과 단결력이다.

지난 2005년 10월 취임해 오는 9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최병희(40) 위원장.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는 합병이후 고용 안정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백화점 내 비정규직의 확대를 막고, 미도파만의 자부심을 이어가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노조사무실에서 최병희 롯데미도파백화점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계산원 비정규직 확대 막을 것"

최 위원장은 임기 말이지만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합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지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노동자라고 하면 좋은 근무환경에 일한다고 상상하지만 현실은 달라요. 이벤트 매장의 경우 냉방시설이 부족하고, 세일기간은 인력부족에 시달리죠."

계산원의 인력충원은 노조의 가장 큰 고민이다.

현재 롯데미도파 백화점은 직영 계산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유통업체에서 계산원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하지만 계산원들에 대한 인력충원은 지난 2002년 이후부터 중단된 상태다.

직원 대다수가 여성이다보니 결혼과 육아 문제로 결원 발생률이 높지만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는 직원들의 노동강도 심화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계산원의 인력충원이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계산원들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회사의 압력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계산원들이 속한 판매전문직은 5급에 속하지만 타 점포의 5급과 경영성과급에서 차별받는 사례도 발생한다.

비정규직 전환을 위해 성과급 차별을 두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계산원에 해당하는 '판매전문직'의 직급을 영업관리직으로 전환한 후 비정규직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계산원의 비정규직화를 위한 직급전환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회사가 계산원들의 직급을 전환한 후 그 자리를 비정규직이나 아웃소싱으로 채우려고 할 것"이라며 "향후 비정규직 확대를 막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직력 높여 노조 독립성 지킬 것

노조는 합병 이후 거대그룹 내에서 롯데미도파 백화점만의 정통성을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같은 그룹 계열사 내 타 점포와 달리 별도법인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노조의 고민은 깊다.

현재 회사는 롯데미도파 백화점의 직원들을 타 점포로 이동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조합원 의견에 반하는 일방적인 타 점포 이동을 반대하고 있다.

'인적교류'는 허울좋은 변명일 뿐이다. 희망자에 한해 타 점포로 이동할 수 있지만 타 점포와의 인적교류는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조합원은 자연감소로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비조합원을 롯데미도파 백화점으로 전근시키는 경우가 많다.

현재 규약상 4급 조합원까지 노조에 가입할 수 있지만 회사는 4급 조합원을 롯데미도파 백화점으로 보내고 다음해 진급시키는 방법으로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즉 조합 가입대상이 될 수 없는 직원들만 보내는 것이다.

노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조합원 범위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다.

"회사가 인사권을 이용한 불이익과 차별을 가해 조합원들이 다른 점포로 이동하게끔 한다. 인적교류와 고용불안으로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맞서 조직력을 높이고 조합원 수를 늘려가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

회사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단결력은 높다.

대부분 장기근속자인 데다 합병을 경험하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위기를 함께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임기 중 조합원들과의 체육대회를 매년 5월 개최면서 정기화해 앞으로도 조합원들과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을 안정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롯데미도파노조만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싶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더욱 가까이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단결력을 높일 것이다.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어려움이 있으면 현장의 단결력으로 돌파해나가겠다."


작성일: 2008-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