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배삼영 비정규지부장을 복직시키고 임금단체협약 협상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했다.

배 지부장이 농협중앙회 건물에서 9시간 동안 고공농성을 한 끝에 얻어낸 약속이다.

이번 합의가 농협중앙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사무금융연맹 사무연대노조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와 사무연대노조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는 지난 11일 오후 배삼영 지부장을 복직(재계약)시키고 각각 사무금융연맹(노조)과 법무법인미래(회사)에 위임했던 임단협 교섭·체결권을 철회한 뒤 교섭을 성실히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비정규직의 중식비와 교통비 지급도 임단협 협상에서 논의하되,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와 비정규지부는 지난달 초 진행한 교섭 이후 한 달 반 동안 대화가 중단된 상태였다.

노사는 갈등의 발단이었던 별정직(분리직군) 전환자의 비정규지부 가입문제도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현 상태를 보장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그동안 "별정직은 정규직인 만큼 비정규지부 가입대상이 아니다"며 조합비 일괄공제를 거부했다.

비정규지부는 "노조규약에 별정직도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조합가입을 보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앞서 배 지부장은 지난 11일 오전 6시30분께 서울 중구 충정로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건물에서 옥상에 밧줄을 걸고 지상에서 30여미터 높이인 9층까지 내려와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는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좋다고 시식회까지 벌이고 있는데, 한우를 지켜야 할 농협중앙회가 침묵을 지키면서 농축산인의 아픔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미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투쟁에 농협중앙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의 비정규지부 탄압으로 비정규직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작성일: 2008-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