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회계직원 채용에 따른 금품수수나 친인척 심기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신규채용 때 목돈을 건네고, 재계약 때마다 주기적으로 금품을 학교장에게 상납하는 사례도 있다.

23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회계직원들이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친인척이나 지인을 채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학교비정규직은 채용에 따른 명확한 규칙이나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고 실질적으로 학교장에게 채용의 결정권이 주어져 있어 ‘부적절한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흔히 ‘학교 비정규직’으로 불리는 이들은 영양사나 조리원, 사서보조, 수화통역사, 실습보조, 전산보조, 통학보조원, 유치원 보조, 기숙사 사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3000여 명의 학교 회계직 직원들이 있다. 오랫동안 차별 속에서 살았던 이들은 채용 과정부터 현실의 벽을 느껴야 한다.

학교 회계직원 채용은 전적으로 일선 학교가 알아서 한다. 통상 채용 권고를 내고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뽑지만 이 모든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문다.

이미 채용될 사람이 결정된 상태에서 공고를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특수 직종의 경우 자격증을 우대하는 게 원칙이지만 능력보다는 돈이나 관계가 우선이다. 이로 인해 금품 제공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것이다.

한 초등학교에서 사서 보조로 일하는 B씨는 “교장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불안한 신분 때문에 직원이 알아서 상납하는 사례도 있다”며 “나의 경우 채용될 때 학교장에게 300만원을 건넸고, 계약갱신 때마다 100만원을 줬다”고 말했다.

2004년 1차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이들은 1년에 네 차례 계약을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직장을 보존하게 하는 것은 능력보다 금품이다. 한 초등학교 교장의 경우 학교 조리원을 1년에 두 차례씩 계약하며 그때마다 30만 원을 받아 지역 교육계가 술렁였던 사례도 있다.

문제는 이들의 신분이 아직도 불안하다는 것.

비정규직 법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가 2년 이상 일하면 사용주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2년 내에는 해고가 가능하고, 이 허점을 이용해 학교 비정규직들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학교장들이 적지 않다.

친인척 심기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한 고등학교는 수화통역사 모집에 따른 논란이 있었다.

정식 수화통역사와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응시했는데 경력과 면접점수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학교장이 친분이 있던 대학 졸업생을 채용했다. 교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친척이나 아는 사람을 채용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전국여성노조 광주·전남지부 주경미 지부장은 “2006년 학교비정규직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금품 상납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현재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모든 게 채용 절차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채용 기준을 만들고, 일선 학교가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작성일: 2008-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