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유은학원이 부당 해고한 노동자들을 복직시켰지만 사서직을 인정하지 않아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법인은 해고했던 노동자들에게 사서직 대신 행정과 전산, 교무 보조를 제안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학교 행정실 빈 책상에 앉아있게 하고, 어떤 보직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이 지역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복직 시늉만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전국여성노조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유은학원이 해고했던 동성여중, 동성고, 광주여상 사서직 노동자 3명에 대해 복직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원직을 인정하지 않고 정규사서 자격증을 가진 이들에게 행정과 전산, 교무 보조를 제안했다.

유은학원 해고노동자인 A 씨는 “18일 학교에서 등기로 복직을 알려와 출근을 했는데 도서관 업무와는 전혀 다른 서무 보조 업무를 강요했고 이를 거절했다”며 “매일 출근해 행정실 빈 책상에 앉아만 있는데 굴욕감이 들고, 도서관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내 업무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정작 이들이 있어야 할 도서관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해고 이전에는 오전 8시50분부터 문을 열어 하루 종일 학생들이 책을 읽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만 운영된다.

도서관 업무는 여러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는 상태다.

주경미 전국여성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사서 업무를 전공했고, 그 명목으로 채용돼 오랫동안 일했던 노동자들에게 다른 업무를 강요하고, 거절하자 대기발령 형태로 책상만 주는 것은 명백한 노동자 권리 침해다”며 “학교법인이 노동위원회의 복직 명령 판정을 받고도 불응하다가 지역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복직시키는 흉내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은학원은 지난 3월 재단 내 동성여중, 동성고, 광주여상 등에서 근무한 사서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정규직 전환 부담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갑자기 해고했다.

이에 반발한 해고 노동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5월28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해 부당 해고 판결을 내렸다.

더욱이 여기에 불복한 학교법인이 재심을 청구해 열린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지난 8월 부당 해고와 함께 복직판정을 내려졌다.


작성일: 2008-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