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학원 내 세 학교의 도서관 사서로 각각 근무하던 세 명의 여성노동자들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고통지를 받았다.

학교측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 속내는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일정기간 후 정규직화 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듯하다.
  
4~5년 동안 근무하던 학교에서 별안간 해고통지를 받은 사서들은 이에 반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전남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전남노동위에서는 지난 5월28일 “별다른 형식없이 1년 단위로 4~6회 이상 근로계약이 반복 갱신돼서 근로계약은 형식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갱신거절은 부당한 해고다.

또한 2008년 광주시교육청의 표준운영비 지원이 2007년보다 9백99만~3천1백19만원이 증가한 점으로 볼 때 예산부족으로 인한 해고의 정당성이 없다”며 노동자들의 주장을 전부인정하는 결정을 했다.
  
학원측은 이에 불복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지난 12일 전남노동위와 같은 취지의 결정을 받았다.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직원을 정당한 절차에 따라 해고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학원측은 일련의 두 행정심판에서 내려진 결정인 원직복직을 현재 이행하지 않고 있다.

불복하는 학원측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노동위원회에서 부과하는 5백~2천만원의 이행강제금을 최고 4차례에 걸쳐 납부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학원측은 처음부터 소송의 방법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 학원 안팎의 중론이다.
  
소송이 현실화되면 두 차례 행정심판을 통해 복직을 염원하며 8개월을 버텨온 노동자들의 권리구제문제는 장기전으로 돌입하게 된다.
  
여성노조에서는 “인권과 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6년 이상 일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복직 결정에도 따르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라고 학원측을 압박하는 한편, “학교비정규직 원직복직 해결을 위한 노동청·학원측·교육청·여성노조 4자간 협의회를 오는 25일 가질 예정이다”며 사태의 원만한 해결의 길도 열어둔 상태다. 
  
한편 해고노동자들이 그간 담당해 오다가 당분간 공석이 된 사서 업무를 학부모·교사들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여성노조 관계자는 “정보를 분류·제공하는 사서의 업무를 도서출납원 정도의 단순업무로 파악하는 발상도 어처구니 없지만, 사실상 그 업무도 남아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반박했다.

작성일: 2008-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