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대다수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려는 비정규직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해 6일 발표한 ‘비정규직법 개정에 관한 비정규노동자 의견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92.7%가 정부가 개정하려는 비정규직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7.3%에 그쳤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한 불신이 드러난 것이다.

또 기간제노동자, 단시간근로자, 파견노동자의 비정규직 계약기간이 현행 2년에서 4년(2년 유예 포함)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4.5%는 ‘일자리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고, 38.5%는 ‘현행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반면 ‘고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7.0%에 그쳤다. 계약기간 연장이 고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동의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이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 개정 추진과정에 응답한 비정규 노동자의 89.4%가 ‘국민여론을 수렴하지 않았고 시의적절하지도 못하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했지만 시의적절하지 못하다’는 8.9%,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했고 시의적절하다’는 1.7%에 그쳤다.

계약기간 연장(2년에서 4년)을 통해 일자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지 않다’(43.8%)와 ‘그렇지 않다’(35.4%)는 부정적 응답이 79.2%에 달한 반면, ‘그렇다’(3.9%)와 ‘매우 그렇다’(4.5%)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홍희덕 의원은 “정부와 한나라당은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법 개정을 바라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려 하고 있지만 조사결과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또 “이번 조사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 스스로가 반대하고 불신하는 법 개정을 밀어붙일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개악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여론을 호도하려한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홍희덕 의원실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공동으로 기간제노동자(직접고용)와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노동자를 주 대상으로 전국에서 6월15일부터 30일까지 보름간 실시됐으며, 조사결과는 382명의 응답자로부터 나온 것이다.

작성일: 200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