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백양관 4층 복도. 연세대 학생 20여명이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악덕자본 코스콤’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두 명의 남자도 있었다.
정장을 입은 두 명의 남자는 코스콤에서 채용설명회를 위해 나온 직원들이었고 학생들은 코스콤의 비정규직 실태를 알리기 위해 나온 연세대비정규노동문제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연대비정규공대위) 소속 학생들이었다
코스콤 측 직원은 학생들이 들고 있던 피켓을 보며 “이건 왜곡이다. 알려면 똑바로 알아야지”라고 말했다. 이에 한 학생은 “채용 할 생각 말고 있는 사람이나 잘 챙기세요”라며 “법원의 판결이나 잘 따르세요”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코스콤 측 직원은 “법은 원래 평등하지 않다”라며 자리를 떴다.
1일 연세대학교 백양관 401호 세미나실에서는 코스콤 채용설명회가 진행됐다.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학생은 20명 남짓. 이 자리에 들어서던 김 아무개 씨은 “코스콤이 어떤 회사인지 잘 몰랐는데 피켓과 전단의 내용을 보면 가고 싶은 기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대비정규공대위에서 활동하는 최하얀(경제학과) 씨는 “코스콤 비정규노동자들이 노숙투쟁을 한지 450여일이 됐다”며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하지 않고 신규채용을 하려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규채용이 된다고 해서 정규직이 되는지 비정규직이 되는지 알 수 없다”며 “우리가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시위을 한 이유를 밝혔다.
학교측 관계자도 “학생들이 피켓까지 들고 나올 정도라면 더 심각하게 고려했을 것”이라면서 “채용설명회를 할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코스콤 측은 2007년까지 20년간 50건의 도급계약을 맺으며 500여 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을 4대 보험만 기입시킨 채 정규직 임금의 30%인 150여만 원만을 지급했다. 이어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불법파견 인정을 회피하기 위해 50여개 기존 업체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5개 신규업체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더욱이 코스콤 노동자들은 법원으로부터 지난 7월 “파견근무자 66명에 대해 직접고용 관계가 성립한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사측은 조합측의 정규직화 전환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 이에 코스콤 비정규노동자들은 지난 11월 25일 사측의 성실교섭과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20여명의 조합원이 증권선물거래소 앞 천막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코스콤 비정규노동자 이아무개 씨를 비롯해 박상선, 고영준 씨가 단식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면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에 있다.
이민정 증권노조 선전부장은 “코스콤 노동자들이 7일간의 단식으로 몸 상태가 많이 안좋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작성일: 200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