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사내하청노동자(비정규직)에게도 원청노동자(정규직)가 받고 있는 임금과 복리후생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노동위원회의 첫 차별시정 결정이 나왔다. 자동흐름 생산공정(컨베이어 생산공정)의 정규직을 차별시정 비교대상으로 인정한 것으로, 자동차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위원장 최효철)는 지난 19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도장공정 사내도급업체인 남명기업 노동자들이 현대차와 남명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차별적 처우 시정신청을 일부 인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차별시정제도가 도입된 이후 제조업 사업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별을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로 인정한 첫 결정이다. 남명기업 소속 손설락씨 외 2명은 올해 3월 충남지노위에 현대차와 남명기업을 상대로 차별적 처우 시정을 제기한 바 있다.
지노위는 "남명기업이 소속 노동자들에게 현대차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복리후생비를 낮게 지급한 것은 차별적 처우임을 인정한다"며 "올해 1월21일부터 판정일까지의 차별처우를 30일 이내에 시정하라"고 주문했다.
지노위는 같은 생산라인에 일하는 현대차 정규직을 차별시정 비교대상으로 적시했다. 지노위는 "현대차 정규직이 남명기업 노동자들의 다음 단계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며 "업무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업무의 성격이나 가치가 동등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보이고, 이들 업무 사이에 현저한 질적 차이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노위에 따르면 남명기업 노동자들의 작업·식사·휴식 등 시간은 현대차 노동자들과 같다. 휴일·연장·야간근무가 동일하고, 휴가도 동일하게 실시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 정규직이 노조활동 등으로 작업을 쉬게 되면 비정규직도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노위는 밝혔다.
남명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방식은 정규직과 연동되지만, 동일한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기본급과 제수당은 정규직의 66.64%에 불과했다. 임금·성과금·격려금은 현대차와 정규직노조 간 임금·단체협상 타결 이후 인상되고 있다.
지노위는 그러나 하청업체인 남명기업에만 차별시정 책임을 부과했다. 지노위는 "현대차와 남명기업의 관계가 도급이 아니라 파견으로 인정된다 할지라도 임금 등의 차별시정 대상은 파견사업주의 몫"이라며 "사용사업주가 되는 현대차는 당사자 적격이 없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차별시정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현대차에 차별시정의 책임을 묻지 않고 하청업체만 시정하도록 하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작성일: 2008-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