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 과정에서 다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중국인 노동자 장슈아이(長率.23)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장씨는 2005년 3월 유학 비자로 입국한 뒤 경주 모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다 2006년 2월부터 경남 창원 소재 전자업체에서 근무했다.
그는 그러나 같은 해 5월2일 오후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나오자 사측의 지시에 따라 사무실 2층에 숨어있다 창문을 통해 에어컨 배관을 타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8m 아래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장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반신불수가 됐고 장씨 가족은 2006년 5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 신청을 했다가 기각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단속을 피해 달아난 것과 업무는 무관하므로 산업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장씨의 피신 행위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사업주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피신을 하도록 지시한 것"이라며 "장씨는 피신 과정에서 재해를 입었고 일련의 행위는 작업 도중에 이루어진 것이란 사실을 감안할 때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과 상고이유서를 모두 살펴봤으나 국가의 상고 이유는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심리불속행)에 해당해 상고를 기각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법에 따라 원심 판결이 헌법이나 법률, 대법원 판례에 어긋나지 않거나 상고인이 이유 없는 주장을 할 때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한다.
작성일: 2008-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