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대표적인 공공의료서비스기관인 전남대병원이 식당, 청소, 기계관리에 이어 최근에는 간호보조 업무까지 도급업체에 넘기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잇따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4일 전남대병원 1동 본관 앞에서는 이정범(35)씨 등 4명의 해고노동자들이 칼과 쇠사슬을 두르고 앉아 병원 측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1인 시위에도 병원 측의 응답이 없자 매일 1시간씩 병원 현관 앞에서 선전전 등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 이들은 의료가스공급실, 영선실, 기계실에서 각각 일하던 전남대병원 하청업체 노동자들로 지난 2004년 도급업체 교체과정에서 집단 해고됐던 47명의 노동자 중 재고용에서 제외된 이들이다.
이들을 도와 옆에서는 지난 2월에 해고된 화순전남대병원 환자식당 여성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오가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들 역시 고용 불안을 지키기 위해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했던 도급업체 노동자들이다.
양상은 지난 광주시청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원청은 도급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고 도급업체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무조건 고용승계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도급업체 교체과정에서 집단 해고됐던 노동자들은 전남대병원을 상대로 끈질긴 고용승계 투쟁을 벌여 2004년 7월 노사가 고용승계 합의서를 작성하고 재취업을 원하는 45명 중 41명은 광주와 화순에 각각 재취업했지만 병원 측은 하청업체 노조를 이끌었던 이들 4명에 대해서는 끝내 냉담한 자세를 견지해왔다.
병원 측은 이들의 합의서 이행 요구에 “시위를 벌이고 있는 4명은 전남대병원 직원이 아닌 폐업된 전 도급업체 직원”이라고 선을 긋고 “그럼에도 고용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몇 차례 고용을 알선했으나 병원 직접고용을 주장한 채 말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고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은 요구한 적도 없고 취업 알선도 4명 중 2명에게 딱 1차례 카드회사 외판영업직을 권유했을 뿐”이라고 병원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4년 넘게 복직을 기다리는 동안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 그 중 1명은 화순의 빈집을 찾아 전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취업 때까지 합의서 이행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강현옥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부 사무국장은 “도급회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가족처럼 일해오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나 몰라라 하는 전남대병원 측의 처사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지역 내 여타 민간 의료기관들이 아직까지 직접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국립대 병원인 전남대병원만이 유독 비정규직 문제를 앞장서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화순전남대병원은 지난 2월 식당외주업체 교체과정에서 기존 직원들 중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13명에 대해서만 고용승계를 하지 않고 집단해고 해 아직까지 장기 농성이 진행 중이고 지난 20일부터서는 광주전남대병원 청소용역미화원들이 단협 합의를 병원 측이 이행하지 않는다며 구호가 적힌 조끼를 입고 단체행동에 돌입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성일: 2008-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