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4,110원으로, 올해보다 110원(2.75％)인상되는 데 그쳤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오후 7시부터 전원회의를 개최, 노동계와 경영계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30일 새벽 5시께 전체 위원이 공익위원들의 절충안을 놓고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IMF외환위기 당시 적용된 최저임금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이번 협상은 경영계가 22년만에 처음으로 삭감안을 내놓으면서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당초 경영계는 경기악화를 이유로 올해보다 5.8% 삭감된 3,770원을 제시했고,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올려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며 28.7%인상된 5,15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종결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마지막 7차 전원회의 때는 각각 3,840원과 4,800원으로 한 발씩 물러섰으나 입장 차가 큰 탓에 합의에 실패했다.

이번 8차 전원회의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다 30일 자정을 넘어 공익위원들이 올해보다 0.4~4.6% 인상된 16~184원 사이의 절충안을 내놓았고,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23표, 반대 4표로 2.75%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최저임금 4110원이면 주 40시간 사업장의 경우 월 85만8990원이고, 주 44시간 사업장은 92만 8860원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5인 이상 상시고용 노동자의 정액급여 215만3914원의 39.9% 밖에 안 되는 금액이다.

노동계 "최저임금제 도입 취지 훼손"

'110원 인상안'에 노동계는 대단히 실망스런 표정이다. 민주노총 이승철 대변인은 "2.75% 인상률은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인상률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분노스럽다"며 "표면상으론 인상이지만 실질 임금은 오히려 삭감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사용자 위원들과 공익위원들이 '경제위기' 논리를 무기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 보장을 내팽겨쳤다는 점에서 최저임금제도 도입 취지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도 "정부로부터 각종 세제 혜택을 받고, 수 조원의 비자금과 각종 부정 부패, 비리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들이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시급 110원을 올리는데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데 절망감을 느낀다"라며 "최저임금 4,110원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 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안은 노동부 장관이 노사단체의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90일 이내에 확정 고시하게 된다.

작성일: 2009-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