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종태 열사 대책위원회가 14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종로구 새문안길) 앞에서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금호자본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금호그룹에 책임이 있다며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을 주관으로 열린 이번 집회는 대한통운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겨냥해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책위와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해결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강조해 왔다”면서 “노사현안 교섭 대상자인 대한통운 역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열사 투쟁이 전국 쟁점으로 부상한 만큼, 계열사의 노무관리 차원을 넘어선 문제”라고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200여명의 조합원들은 “아름다운 기업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이 화물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금호그룹이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한통운 광주지회 해고자 최학열 조합원은 “나는 박종태 열사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하지 않는다. 현정권과 특수고용직 법안 하나 보장하지 못한 정치권, 사회적 냉대와 무관심이 만든 타살”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최 조합원은 “회사한테 약속을 지키라고 한 것이 그렇게 큰 죄냐,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해고됐고, 그 과정에서 한명이 세상을 떠났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게 자랑스러웠고, 열심히 하면 대가를 받을 줄 알았는데 대통령 한명 잘못 뽑아서 길거리로 내쫓겨났다”고 말했다.

김도환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누가 우리의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신자유주의의 하수인 이명박 정권이다. 1% 부자 세금은 깎아주고 99% 노동자 민중의 피땀을 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살인)교사범이면 주범은 대한통운, 금호 아시아나의 더러운 자본”이라며 “30원 때문에 문자로 78명을 잘랐는데 동네 양아치도 이러지는 않는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전체 노동자들에 대한 타살이기에 우리가 열사 정신을 되새기며 힘차게 전진하겠다.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몫이 크다”며 향후 총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년만에 91개 계열사를 121개 계열사로 늘린 문어발 재벌이고 부채비율이 평균 500%가 넘으면서도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금융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르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4조원에 대한통운을 인수해서 1년만에 3조 이상을 회수했고, 이 과정에서 살인적인 비용절감과 노동자에 대한 고통전가가 진행되었다”고 거듭 비난했다.

대책위와 민주노총은 금호 아시아나 그룹 노조 대표자 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마련하고 금호본사 앞에서 1인 시위 및 촛불집회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호아시아나 본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집회 현장을 촬영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작성일: 2009-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