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임금삭감을 통한 소규모 인턴 채용 등의 방식으로 소위 '일자리나누기'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또다시 중소 공기업 60곳의 정원을 11.6% 감축하기로 해 정부정책의 이중성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31일 '제6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 및 통합공시기준 개정(안)'을 의결해, 60개 중소 공공기관에 대해 민간위탁 비핵심기능폐지 중복기능조정 등으로 현 정원 25,768명의 11.6%인 2,981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 60개 공공기관은 가스안전공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회사, 대한적십자사, 승강기안전관리원, 에너지관리공단, 에이즈예방협회, 주택관리공단, 코레일투어서비스,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다.

이번 인원감축은 지난해 말 '4차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의 1만9천여명 감축에 이어 두번째로 그간 민영화, 통ㆍ폐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소 공공기관들이 그 대상이다.

"일자리 창출, 유지와는 상충 안돼"

정부는 '원활한 선진화 추진'을 위해 정원 감축의 목표치를 일괄적이고 단계적으로 2012년까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을 초과하는 인건비 등 소요예산도 2012년까지만 반영하고, 매주 추진실적을 주무부처 및 재정부에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인원감축을 독려하기로 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안에 따르면 대상이 된 기관들 중 많은 곳은 절반 이상의 인원감축이 이루어지게 된다. 강호인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약 1,277억원+α, 자산매각을 통해 약 565억원 등 총 1,800여억원 이상의 재무건전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강호인 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공기업의 경영효율화를 통해 방만하거나 비대해진 부분을 털어내자는 게 이번 선진화 계획의 취지"라면서 "일자리 창출 및 유지와는 상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 발표된 69개 공공기관 정원의 13%인 1만9천여명 감원에 이번 선진화 계획이 반영되면 지금까지의 총 감원 규모는 2만2천여명에 이른다.

현재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소위 '일자리 나누기'를 한다며 3개월짜리 인턴을 채용하면서 신입사원과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 대폭 삭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채용키로 한 인턴은 총 1만명 가량, 그러나 벌써 이 두 배가 넘는 정규직 인원을 감축하는 계획이 나온 것이다. 정부의 일자리나누기의 목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작성일: 200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