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가속화로 인해 고용불안이 가중되자 민주노총이 투쟁본부를 발족하고 '일할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1000여 노동자들 “높아만 가는 고용불안을 좌시할 수 없다”

1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시청 광장에 산별대표자, 확대간부 등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집결한 가운데 ‘일할 권리와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본부 발대식과 투쟁선포대회’을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현재 130여일째 파업중인 대우버스 사무지회와 며칠전 산별전환을 결정한 대우버스 노조 등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 700여명과 공공연맹·지하철·일반노조·건설 등 확대간부 300여명이 총집결해 시청광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대우버스 현장노조의 경우 회사측이 제시한 구조조정안에 맞서 4시간 파업에 돌입하고 투쟁선포대회에 결합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부산지역 노동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개악법, 최저임금법,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문제 등과 높아만 가는 고용불안을 좌시할 수 없다”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김만종 대우버스 노동조합 전 위원장은 “영안자본이 대우버스와 클라크지게차, 경인방송을 차례로 잡아먹더니 이젠 해마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55년 역사의 대우버스에 구조조정까지 가하고 있다”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대우버스 사태와 관련해 사무직과 공투본을 결정한 것을 거론하며 그는 “한명도 낙오없이 사무지회와 현장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대사에 나선 이성우 부산민중연대 공동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히틀러를 비교하며 “이 정부가 자신을 반대하는 노동자들과 국민, 성직자까지 ‘빨갱이’로 몰아 숙청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우 대표는 “민주노총이 요즘 여러모로 어렵지만 힘은 현장과 지역에서 나온다”며 “노동자들이 지금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포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른바 ‘전여옥 사건’으로 구속된 이정이 전 부산민가협 대표에 대한 탄원운동이 곳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이성우 민중연대 공동대표 “민주노총 어렵지만.. 힘은 현장과 지역에서 나온다”

김영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희망보다 노동자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차디찬 혹한”이라며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들에게 일방적 고통분담을 강요해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본부장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은 재벌들이 자신들의 곳간에만 쌀을 부어놓고 잇속만 채우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1000여명의 노동자들은 선포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정리해고 분쇄하자’, ‘책임전가 고통전가 투쟁으로 박살내자’ 등의 구호들이 외쳐졌다.

지난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투쟁본부 발대식도 진행됐다. 투쟁본부 실천단장을 맡은 윤택근 부산본부 부본부장은 김영진 본부장으로부터 깃발을 건네받고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며 다짐했다.

윤택근 실천단장은 “단 1명만 바뀌었는데 이 나라의 민주주의에 위기가 오고있다”며 “두집 건너 정리해고고, 경제파탄에 모두가 길거리로 내앉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노동자들과 열사들이 지켜온 것을 내어달라는 이명박 정부에 노동자와 민주노총의 힘으로 철퇴를 내리자”며 열변을 토했다.

선포대회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이 주어진 색색의 풍선에 자신의 주장을 직접 적어 터트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행사를 마무리한 1000여명의 노동자들은 지역의 노동현안으로 급부상한 대우버스 전포공장으로 거리행진을 한뒤 정문 앞에서 정리집회를 열고, 대우버스 회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 통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한편 ‘투쟁본부’로 전환한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이날 선포대회를 시작으로 대시민 선전활동, 현안사업장 집중연대투쟁에 돌입한다.

부산본부 관계자는 “일자리 문제와 실업 문제 등 사회의제에 대해서도 학생, 청년, 사회단체, 진보정당과 함께 공동선언이나 토론회, 행동전을 만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작성일: 2009-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