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 구호는 ‘현실’에선 공염불에 불과한 것인가.

공기관인 한국마사회 광주지점(화상경마장)에서 청소 용역일을 하던 비정규직 11명이 집단해고됐다. 11명은 월 70여 만 원을 받으며 일했던 50대 여성 노동자들.

더구나 이들은 이미 지난 2006년 해고 경험이 있는 이들로 복직된 지 2년도 채 안돼 또 다시 해고를 당한 것이다.

2일 전국공공서비스노조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광주 동구 계림동 마사회 광주지점 청소 용역노동자 11명은 3월1일자부터 청소용역업체로 선정된 S업체로부터 지난달 28일부로 해고통보를 받았다.

게다가 해고된 이들이 모두 공공서비스 노조 소속이어서 노조원만을 골라서 해고한 전형적인 노조탄압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화상경마장에서 청소용역일을 했던 직원들은 모두 S업체로 14명, 그 중 비조합원인 3명은 모두 고용 승계된 상태다. 이에 대해 S업체는 ‘회사 내부 방침’이라는 설명 외에 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자들은 “지난달 28일 일을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던 7시 무렵, 갑작스럽게 S업체 이사가 직원들을 모이게 한 후 ‘휴대폰으로 연락을 받은 사람은 계속 출근을 하고, 연락을 받지 못한 사람은 앞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고 통보했다”며 “이렇게 쉽게 사람을 해고할 수 있는지 너무나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06년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해고당한 적이 있는 이들은 1년여의 싸움 끝에 2007년 여름에 다시 복직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후 이같은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이미 노조가 S업체에 미리 고용승계 요구를 한 바 있고, 원청인 마사회 측도 고용승계를 권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고용승계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러다 업체가 바뀌는 마지막 날 갑작스런 통보를 받은 것이다.

노조원들은 “고용승계에 필요하다고 해서 통장 사본과 개인 서류 등을 제출했다”며 “갑작스럽게 바뀐 이유라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고자들은 해고통보를 받은 지난 달 28일부터 화상경마장에서 사측과 ‘대화’를 요구하며 대기 하고 있는 상태.

이들은 두 번 해고를 당한 상태지만 정작 S업체와 원청인 마사회 그 어느 곳에서도 확실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 소재 업체인 S업체는 ‘회사내부방침’이라는 입장만을 밝힌 상태고, 원청인 마사회는 신규 업체에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권고했지만, 업체가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공서비스노조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에 역점을 두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불구, 오히려 공기관에서 해고자들이 양산되고 있다”며 “원청과 용역업체가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작성일: 2009-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