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없어 고통을 겪는 사람이 350만 명까지 늘어났다. 일자리에서 내몰리는 사람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17일 오전 6시 광주 북구 용봉동 ㅅ근로자 대기소. 많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나와 대기했지만 실제 일감을 구한 사람은 12명에 불과했다. 이 대기소 소장은 “요즘엔 일감이 없어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 봄이 돼야 일감이 늘어날 것 같다”며 “젊은 사람들은 거의 안나온다”고 말했다.

인근 근로자 대기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능직, 일용직 모집 전문인 ㄱ대기소는 이날 13명만이 일감을 찾았다.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광주·전남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의 일시 휴직자는 2만2000명으로 전달 대비 138.7%(1만3000명) 증가했다. 전남지역 일시휴직자는 2만8000명으로 전달(1만1000명) 보다 1만7000명(154.5%)이나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15세를 넘은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곧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어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지난달 광주지역 비경제활동인구는 4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만6000명)에 비해 2만3000명(4.9%), 전월대비 1만2000명(2.4%) 늘었다.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전남지역 비경제활동인구는 52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00명(1.2%), 전월대비 1만9000명(3.8%)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아프지도, 일을 못할 만큼 연로하지도 않으면서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쉬는 사람이 17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최근 9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나면서 ‘사실상 백수’인 사람들이 3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은 올해 1월 현재 176만6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월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직장을 구하는 것을 아예 포기해버린 구직단념자도 1월 중 16만5000명(전국기준)으로 2000년 4월의 16만7000명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취업 준비자, 그냥 쉬는 사람, 하루 1~2시간 아르바이트에 불과해 일을 더 하고 싶은 사람 등을 모두 더할 경우 ‘사실상 백수’ 개념에 해당하는 사람은 1월 기준 34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