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시 발주 공사는 지역민을 우선 고용토록 하겠다는 합의서를 건설노조와 체결했음에도 일선 건설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직접 고용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민 고용에 소극적인 행태를 보여 노동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이하 건설노조)는 3일 광주시가 발주한 남구 구동 ‘빛고을 시민문화관’(옛 구동체육관) 시공사인 남양건설과 협력업체 신건설 측이 광주시와의 합의를 무시한 채 지역 노동자 고용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건설노조와 지역 건설노동자들은 ‘빛고을 시민문화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역민들이 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 등 집회를 열고 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시와 건설노조는 지난해 6월 ‘시청 발주공사 현장은 지역민을 우선 고용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합의서에는 시공업체는 시에 등록된 비정규직노동자 취업알선센터를 통해 지역 건설노동자를 직접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건설사측은 협력업체의 소관으로 고용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광주시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광주의 취업인구 10% 이상이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건설 노동자들은 경기 침체로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지자체 발주공사 현장에서 조차 지역 노동자들의 고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또 “건설사와 광주시에 항의하기 위해 매일 빛고을 시민문화관 공사 현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며 “오는 7일 같은 장소에서 집중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고용이 보장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사측은 책임을 하도급 업체에 떠넘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공사 현장에서 30~40명 정도의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고용은 협력업체가 하기 때문에 직접 고용은 아니며 하도급 업체 소속”이라고 답변했다.

하도급 업체측은 타 지역 노동자를 고용하겠다며 광주지역 노동자의 고용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 관계자는 “협력체가 지역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광주시도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합의한 만큼 지역민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빛고을 시민문화관은 부지 5448㎡ 연면적 1만5263㎡의 지하2층 지상 5층 규모로 473억 원을 투입, 오는 2010년 완공된다.


작성일: 200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