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15일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면서 경찰과 충돌, 조합원 수십명이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사전에 강력대응한다는 방침을 담은 문건까지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오전 7시 울산시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시트사업부 1,2 공장 후문 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300여명이 시트사업부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2년 이상 사내하청으로 근무한 경우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파기 환송 결정을 근거로 원청인 현대차에 교섭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비정규직 노조는 임단협 교섭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해왔고, 현대차 시트사업부 사내하청업체 동성기업이 폐업을 하고 청문기업이 들어와 14일부터 조합원들을 상대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려고 했다.

조합원들은 청문기업 고용 계약은 비정규직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현대차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가결해 이날 투쟁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공장 안으로 진입하려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격렬히 몸싸움을 벌이며 강력 대응했다.

경찰은 미리 공장에 들어가 있는 20여명의 조합원과 집회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인 20여명 등 총 49명을 강제연행했다.

경찰의 강력 대응은 이날 집회가 있기 전 13일에 작성된 문건을 통해 그 내막이 드러났다.

울산 중부 경찰서가 작성한 '현대차 시트사업부 동성기업 폐업 관련 경비대책'에 따르면 경찰은 "사측이 관리자와 보안요원 760여명을 동원해 근로계약 미체결 근로자들의 반발 차단 계획으로 있어 노사 마찰이 예상된다"며 관련 경비대책을 주문했다.

경찰은 이미 사측이 수백명의 관리자를 동원하고 컨테이너 박스와 버스를 이용해 정문을 차단한다는 계획때문에 사측이 노조 측의 반발을 키웠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파업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 "비정규직 노조에서 원청인 현대차를 상대로 조정신청 하였으나 중노위는 조정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파업 강행시 불법"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경비대책으로 "초장부터 위력을 과시"하고 "장기화 대비하여 사소한 불법행위라도 초기에 단호히 법집행, 집단 불법행위 확산 차단"이라고 적시해 이번 대규모 연행 사태와 무관치 않음을 드러냈다.

경찰은 집회가 있기 전날 14일부터 검문 및 주변을 수색하고 집회 이후 지도부 검거를 예상해 조사조 까지 편성시켰다.

경찰은 조사요원을 편성해서 사무실에 대기하기로 하고, 검거할 경우 "집행부, 주동자는 중부서에서 심층조사하고, 단순참가자는 분산해 조사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비정규직 투쟁 등에 대비해 사실상의 침탈계획을 현대차와 협의해 미리 수립해 뒀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작성일: 20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