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원청회사인 기아자동차에 교섭을 요구하며 9일간 생산라인을 점거한 사내하청업체 노조 간부들에게 거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원청업체와 사내하청 노동자 사이에 직접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요 판단근거로 사용했다. ‘원청 사용자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한규현 부장판사)는 기아차가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간부 7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들이 기아차에 1억5천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비정규직지회 구성원은 기아차 하도급업체의 직원이라서 기아차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는데도 교섭을 요구하며 이를 관철하려고 공장을 점거했으므로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지회의 간부로서 위법한 쟁의행위를 기획·지시·지도해 발생한 기아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점거행위로 생산이 중단된 기간에 기아차가 무노동 급여를 지급해 입은 손실을 60억2천만원으로 산정한 뒤 기아차의 청구에 따라 1억5천만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김씨 등은 2007년 8월23일 낮 12시10분께부터 같은달 31일까지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00여명과 함께 기아차 화성 1·2공장을 점거하고 파업농성을 벌였다. 당시 지회는 △원청회사인 기아차와 하청업체들이 함께 참가하는 집단교섭 실시 △임금인상 △명절귀향비·하계휴가비 등 복지부문 원청사와 동일 적용 △불법파견 정규직화 등을 요구했다.


작성일: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