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 발표... "일할 맛 난다"

장만채 전남교육감이 “학교 내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대한 전라남도교육감 담화문”을 6일 발표했다. 교육감이 학교 내 비정규직을 위한 대책을 직접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학교 내 비정규직은 학습보조원, (행정)사무원, 영양사, 조리사, 조리보조원, 사서, 강사, 인턴, 사감 등으로 존재하며, 전라남도에는 6,000여 명이 학교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라남도 무안군 용해초등학교에서 3년째 근무 중인 임영순(43)씨는 “매일 아침 7시 50분에서 오후 5시까지 주 5일 근무하고 한 달에 한 번 토요일까지 근무하는데 월급이 80만원 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거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액수다.

장만채 교육감이 발표한 처우개선안에 따르면 근속가산금 제도가 신설된다. 근속가산금은 6단계(3년~18 년)으로 나뉘며, 단계별로 연 36만원에서 최고 연96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이밖에 복지금도 기존 연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된다.

장만채 교육감은 개선안 발표 직후 “너무도 적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여건을 참아내면서 근무해주신 우리 고장 6,000여 학교 비정규직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2011년 정부 발표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가 143만원인데 전남교육청은 월 110여만 원을 지급할 예산을 준비했을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학교 비정규직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무안 용해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성경애(50) 조리사 “너무 좋다. 그동안에 죽어라 일해도 80만원대 월급을 받았는데, 근속수당도 생기니까 일할 맛이 난다. 다들 좋아하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전남교육청은 이번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약 9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장만채 교육감은 “전남교육청의 1년 예산이 7,000억원 정도인데, 이중 10%정도는 절감해 복지부분에 쓸 생각”이라며 “학교 비정규직이나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학생을 위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장만채 전남교육감, “학교 비정규직 노조 설립 시, 막지 않을 것”

장만채 교육감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학교 비정규직들의 처우 개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장 교육감은 간담회 직후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학교 내 비정규직들이 공무원노조처럼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 내 비정규직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한다고 했을 때 공익에 크게 반하지 않는 한, 막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라남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학교 비정규직들의 근무조건과 처우가 전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조건에서 ‘혁신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지역 학교 비정규직 처우에 대해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조정미 조직부장은 “학교 비정규직들에게는 호봉제가 적용되지 않아서, 10년 동안 일한 사람이나 처음 들어온 사람들이나 월급이 똑같고, 각종 수당과 상여금이 하나도 없어 매우 열악하다. 월급을 70만원 대 밖에 받지 못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작성일: 2010-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