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돌봄노동자 보호법안 제정이 추진된다. 간병인·산후관리사·육아도우미 등을 포괄하는 돌봄노동자는 정부의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사업 확대로 지난 2007년 이미 5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가사사용인’으로 분류돼 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과 ‘돌봄서비스노동자 법적보호를 위한 연대’는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표대중 공인노무사(한신노무법인)는 “돌봄노동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사회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일자리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전 제정된 근로기준법에서 돌봄노동자를 ‘가사사용인’으로 분류해 최소한의 노동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11조(적용범위)는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하되, 단서조항으로 친족사업(장)과 가사(家事)사용인을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사노동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에 가사사용인에 대한 법적 지위는 변하지 않아 최저임금이나 고용보험·산재보험 같은 노동권 보호대상에서 돌봄노동자 상당수가 제외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시 재가관리사(취약계층 돌보미) 259명을 비롯한 돌봄노동자 955명을 실태조사한 결과 57.7%가 생계형 종사자였으며 정부고용 형태가 67.5%에 달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이들은 월평균 19.1일 일하고, 월평균 75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근기법에서 가사사용인을 삭제하는 대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사서비스’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특례조항을 도입해 돌봄노동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작성일: 2010-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