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직원 김아무개(63)씨가 철제빔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일주일 전에도 동일 작업장에서 철제빔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회사측이 안전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3일 오전 8시50분께 영도조선소 화물선 건설현장에서 '해치커버 레일서포트 세팅작업'을 하던 중 넘어진 무게 1.2톤의 에이치(H)빔에 깔려 숨졌다. 해치커버 레일서포트 세팅은 화물선에 화물덮개를 씌우기 위해 궤도를 설치하는 작업을 말한다.

금속노조가 사고 직후 조사를 벌인 결과 일주일 전인 17일께에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세민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해당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이 지난주에도 철제빔이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증언했다"며 "노동자들이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작업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회사 관리감독관들이 이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해치커버 레일서포트 세팅작업을 할 때는 전도(넘어짐) 재해를 막기 위해 크레인으로 레일서포트(궤도용 철빔)를 지지하거나 크레인을 이용치 못할 경우 지지대 등 안전보강재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금속노조가 사고현장을 확인한 결과 해당 작업장에서는 레일서포트가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설비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는 "이번 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노동자 살인행위와 마찬가지"라며 "사업주를 구속하고 고용노동부가 한진중공업에 대한 특별안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성일: 201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