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한 승려가 이명박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소신공양(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것)을 벌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북 군위경찰서는 31일 오후 2시57분께 경북 구미군 군위읍 사직리 위천 잠수교 앞 제방에서 지보사에서 수행 중인 문수스님(세납 47)이 숨져 있는 것을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발견 당시 시신이 훼손돼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한 곳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둑에는 문수스님이 입었던 옷과 수첩,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현장에는 불을 붙이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휘발유 통과 함께 스님이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스님은 유서에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라고 적었다. 또 ‘원범, 각운 스님 죄송합니다. 후일을 기약합시다’라고 남겼다.

현재 법구는 군위 삼성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으며, 경찰은 유서와 주변 스님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 조계사에 한강선원을 개원하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정진기도 중인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소식을 접하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문수 스님 옆에서 함께 수행을 한 견얼 스님은 “깨끗하고 공부 열심히 하고 성철 스님처럼 수행을 열심히 하셨다”며 “국민들의 먹는 물 오염될까봐 걱정했다. 너무 인간적이고 남에게 부담 안주려고 하셨다”고 밝혔다.

또한 견얼 스님은 “목숨을 내던질 정도의 용기는 수행에서 나왔다”며 “스님의 수행의 힘으로 사회가 맑아지기를 바란다. 다시 태어나도 스님과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견얼 스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게 목숨인데 목숨을 버리셨다”며 “너무 안타깝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빈부차이가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스님의 정신을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문수스님은 손가락 4개가 없는 지체장애 4급으로 오대산 월정사에서 시현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86년 사미계, 90년 구족계를 각각 수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일: 201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