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시급 4110원, 이는 저임금 노동자에게 기업주가 지급해야할 최소한의 임금수준이다. 하지만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시급 4110원, 일급으로 환산하면 32880원, 주40시간 기준 월급 858900원이다. 요즘 점심식사 한 끼도 5000원이다.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광주지역네트워크’는 25일 밤 광주시 동구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서 ‘생활임금 쟁취! 최저임금 현실화! 5180원 최저임금을 말한다’며 권리선언문을 채택했다.

▲ 25일 밤, ‘최저임금현실화를 위한 광주지역네트워크’는 광주 동구 금남로 삼복서점 앞에서 최저임금 현실화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권리선언대회를 갖고 시급 4110에서 5180원 인상을 요구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안병현

이들은 권리선언대회에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때문에 소중한 목숨을 끊고 있다”고 하면서 “2010 최저임금 마련 때 임금동결, 아니 경제위기를 내세우며 오히려 삭감논리를 펴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택시노동자였던 민병수 씨는 택시노동자로 16년 동안 일하면서 최저임금 보장위해 노력하다 해직됐다. 민 씨는 증언발언을 통해 “택시노동자는 사업주에게 영혼이 없는 기계와 같은 존재다”고 하면서 “회사는 근로기존법 위반 등 각종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 택시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북구에 위치해있는 화상경마장에서 비정규직 환경미화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숙 씨(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광주 마사회분회 분회장)는 2003년부터 7년간 환경미화라는 연약한 근로여건에 일했다. 장 씨는 “환경미화업체의 연약한 근로조건을 갖춘 사업장이 많다”고 하면서 “2400평에 고객 4000~5000명이 드나드는 곳이다. 다른 공기업과 차이가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장 씨는 “고객들이 커피, 가래침, 음료수를 아무데나 버리는 게 습관이다. 너무도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작년 업자가 바뀌면서 연장근부수당을 안 주려고 하고 있다. 급식비도 안 주고 있다. 14명의 근로자가 팔이 아프고 직업병으로 고생하며 말 한마디 못한다. 노조가 없었으면 (회사가) 그만 두라면 그만둬야 했다”고 하며 노동조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 “지난해 12월 26일 승강기에서 팔꿈치를 다쳤다. 병원에 가서 엠알아이(MRI)를 찍어보니 ‘좌측상관염’이라고 조사가 나왔다. 병원진단 결과를 알고 보니 테니스 선수들이 팔을 많이 써서 나오는 질병이라고 했다”고 말하며 “우리 노동자는 구부리고 엎드리고 팔을 움직이고 테니스 선수보다 더 많이 힘을 쓴다. 그래서 산재처리를 했다. 하지만 공단에서는 ‘전에부터 있었던 질병이다’고 판단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장 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지난 5월 13일자로 직업병으로 인정되어 산재 승인들 받았다. 장 씨는 끝으로 “작년에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노동청에 고발했다”고 하면서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는 게 업체이다. 가장 낮은데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피를 빨아먹고 업주들은 우리들에게 정당한 월급과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연수 금속노조 광전본부 금어타이어비정규직분회 분회장도 증언발언을 통해 “금호타이어에도 여성동지들이 계신다. 그분들이 광주에서 알아주는 ‘아름다운기업 금호’ 비정규직으로 220명의 노동자가 4120원을 받고 있다”고 비꼬면서 “그런데 업체가 4120원도 안주겠다고 해 13일에 이은 총파업과 두 달 동안 교섭했다. 식당, 미화원 평균 근속이 12년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미흡했다”고 지난 지난한 투쟁의 결과를 회상 했다.

박 분회장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4대강에 수십조를 쏟아 부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투자해야 한다. 이병박 정권, 한나라당, 민주당에 대해 마사회, 금호타이어 등 우리가 대정부 투쟁을 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하면서 “나는 임기가 내년 9월까지 이다. 반드시 조직해서 싸우겠다.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박수희 광주비정규직센터 상담실장은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인권침해와 피해사례를 언급했다. “롯데리아를 다니는 20세 여학생이 4110원을 받고 일하는데 쓰레기 분리수거 등 일을 시키면서 임금으로 안쳐준다는 전화를 받았다. 패밀리마트에서 일하는 21세 여학생은 3500원 시급을 받으면서 12시부로 유통기간이 넘어간 ‘야참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했다”고 상담결과를 말했다.

또 근로감독관의 행태에 대해서도 “감독관은 ‘시급이 4110원인 줄 몰랐다’고 하는 노동자에 대해 ‘그것도 모르고 바보처럼 일했냐?’라며 오히려 경찰서에서 취조하듯 조사한다”고 상담사로서의 답답한 심정을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국가가 보듬어 안아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다. 바로 생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양심 없는 기업주들이 법망을 피해가며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고 있다.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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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