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나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노조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금호그룹 채권단은 지난 9일 2차 회의를 열고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우선 금호타이어에 신규 자금 1000억 원을 지원하고, 3000만 달러 규모의 신용장 한도를 새로 열어주는데 합의 했다. 금호타이어에 지원될 긴급 자금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 대금 결제에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한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추진 계획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10일 광산구 오선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복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에 노조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지회는 “채권단과 사측이 경영 부실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면 “노동자들은 노조동의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1377명의 노동자 정리해고(구조조정)를 전제로 한 경영 정상화 추진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다.

　금호타이어 지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2008년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약 3000억 원의 원가 절감과 지난해 약 1100억 원이라는 노무비를 절감했다”며 “그런데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워크아웃 신청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했다. 이는 노동자의 잘못이 아닌 금호자본과 경영진의 부실경영, 무리한 인수합병, 계열사 간 지급보증 등으로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금호타이어 지회는 “그런데도 채권단은 노동조합 동의서만을 요구하고 있고, 오너들의 경영 복귀를 인정했다”며 “채권단은 조건 없이 긴급운영자금을 투입해 공장을 정상화하고, 협력업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사 구성원 모두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고통을 나누고 함께 하겠다. 구조조정 계획이 철회 된다면 구성원 모두가 정상화를 위해 함께 할 것이지만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한다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9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1377명의 노동자 구조조정은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생존권과 고용안정을 위해 대의원 만장일치로 쟁의 행위를 결의,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정리해고 철회 △금호 오너 경영권 퇴진 △조건없는 운영자금 투입 △금호타이어 독립경영 및 노조 경영참여 등을 채권단에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가 채권단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에 자금지원이 불투명해 경영 정상화 계획은 원점부터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기업은 ‘노조동의서’를 제출해야 신규자금 지원이 가능 하다는 입장을 고수, 노조를 압박 하고 있다. 한편, 사측은 지난 1일 1차 본교섭에서 △생산성 향상(광주공장 13.8%, 곡성공장 6.5%) △1137명 구조조정 (T/O합리화 117명, 경영상해고 371명, 정리해고 1006명) △임금삭감(기본급 20%) 등의 안을 제시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