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군포 케피코 마지막 9명 내년 정규직화 합의

ㆍ군산 타타대우도 매년 하청직원 10%씩 전환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돌려 ‘비정규직 없는 일터’로 만드는 회사들이 있다.

경기 군포에 있는 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제조업체 케피코가 그 현장이다.

25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따르면 이 공장은 내년부터 ‘비정규직이 없는 아름다운 공장’이 된다. 노·사 합의에 의해 마지막으로 남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9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비정규직은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케피코가 이처럼 비정규직 없는 일터로 변모할 수 있게 된 시발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조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연대를 꾀하는 ‘1사 1조직’ 운동이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케피코 지회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정규직이던 청소·경비·식당 노동자들이 비정규직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정리해고를 당할 것이냐, 아니면 비정규직 채용을 받아들이고 해고를 면할 것이냐’라는 이분법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이 문제로 등장할 때 케피코 지회는 오히려 서로를 보듬어 안는 방법을 선택했다. 케피코 지회는 2008년 7월 정규직 노동자들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지회 규칙을 비정규직도 가입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때 청소·경비·식당 노동자 22명이 조합원이 됐다.

두 달 뒤인 9월에는 사측과의 임단협에서 비정규직 22명을 2009년 1월1일부터 2011년 1월1일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1일 식당노동자 6명이, 지난 1일에는 경비노동자 7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케피코와 함께 전북 군산에서 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타타대우상용차 지회도 노사합의에 따라 오는 4월1일 사내하청 노동자 3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타타대우상용차에는 현재 정규직 771명과 사내하청 노동자 346명이 일하고 있으며, 노사는 매년 10%씩 정규직 전환을 합의한 상태다.

타타대우상용차 지회는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내하청 노동자 4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시금을 동일하게 인상,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없애고 있다.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눈앞의 이익을 쫒아 비정규직을 받아들이면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며 “비정규직과 함께하는 것이 정규직의 진정한 실익이라는 원칙을 지킨 결과”라고 말했다.

작성일: 2010-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