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가 길게는 20년 동안 같은 업무를 했던 계약직 공무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김상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회 사무처는 지난 17일 계약직 노동자 13명에게 12월31일 계약이 만료된다고 통보하고, 같은날 대체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채용공고를 냈다.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노동자들은 조리원과 운동지도원·미용사·국회방송 근무자·전산관리자·시설관리자로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같은 업무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이들이 공무원 신분으로 비정규직법 적용도 받지 못하고 정부가 추진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도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력은 공무원 증원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해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국회 사무처는 무기계약직 전환 현황을 단 한 차례도 제출하지 않았다. 입법부가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비정규직법의 허점을 이용해 계약해지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상희 의원은 “평균 1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들에게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의 판례도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비정규직 보호에 앞장서야 할 입법부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비정규직을 방치한 것은 잘못”이라며 “국회 사무처가 계약만료를 다시 검토하고 이들의 고용안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성일: 2009-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