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이 부당노동행위와 관련 부산 정관산업단지에 위치한 외국계기업 SPX를 지난달 전격 압수수색하고 검찰에 엄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표 개입여부 확인위해 동부지청 SPX 압수수색 실시
SPX 플로우 테크놀로지(주)는 조선·해양·석유화학·자동차 등 산업현장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압축공기 청정시스템과 에어드라이어 제조업체로 미국 SPX가 50%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 합작회사다.ⓒ SPX 홈페이지
4일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과 전국금속노조 SPX현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압축공기 청정시스템 제조업체 미국계 기업인 SPX플로우 테크놀로지(대표이사 이병승, 이하 SPX)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사의 대표가 부당노동행위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노조인 SPX현장위원회는 137일째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며 회사 옆 도로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16일 SPX 노동자 23명은 지난 5월 16일 금속노조에 가입해 SPX현장위원회를 만들지만 이를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하거나 해고를 당하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사측이 노조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100여 명의 사설경비용역을 투입하자 일각에서는 이를 ‘제2의 쌍용차 사태’로 규정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9월 22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이와 관련 “사측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리자, SPX사태 해결이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해 이 같은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지노위의 부당노동행위 판정에도 불구하고 시정조치가 뒤따르지 않자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장과 부산시 관계자도 이 회사를 방문해 현행법 준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달 국회환경노동위원회 부산노동청 감사에서도 SPX사태가 화제꺼리가 됐다. 당시 홍의덕 민주노동당 의원 등은 ‘SPX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지방노동청의 관리감독’을 부산노동청에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하지만 SPX는 현 사태를 해결할 노력을 내비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계 회사여서 국내 노동관계법을 준수할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은 SPX미국 본사가 70%를 갖고 있고, 30%는 이병승 대표가 갖고 있다.
결국,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은 지난달 24일 SPX를 압수수색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거 확보에 나섰다. 또 이 회사 대표에 대한 엄벌요구 내용을 담아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이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SPX 대표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는 SPX에 최고액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부산 정관산업단지에 위치한 SPX 현장에서 금속노조가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의 진입을 막기위해 용역이 배치되어 있다.ⓒ 금속노조 부양지부
노조 “외국계 기업 몰상식한 노사관계에 일침 놓아야”
동부지청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이 회사 대표가 지시를 내린 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며 “그 외의 내용은 수사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응호 SPX현장위원회 대표는 “노동청이 강경한 자세를 표명한 이유는 외국투자기업이 국내법을 계속 무시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참에 외국계 투자기업의 불합리하고 몰상식한 노사관계에 일침을 놓아야 한다”며 강조했다.
사측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SPX 대표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노사문제에 결정권이 없다고 하는데 말이 안된다”며 “자기 결심만 있다면 해결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계당국이 SPX와 같은 외국계기업의 부당노동행위에 철퇴를 내릴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실제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은 전격적인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수사내용 공개 등에 대해서 함구령을 내린 상황이다.
동부지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외국투자기업 물량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직 뭔가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한편, SPX의 입장을 듣기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SPX는 “미국 본사 지침에 따라 노조와 관련해서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일: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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