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하남산업단지 내 에어컨 제조업체인 캐리어(주)가 최근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한 데 이어 16일부터 1주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캐리어 노사에 따르면 회사측은 이날 공장의 각 팀장에게 16일부터 1주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 회사는 제조원가 상승 등으로 생산물량이 줄자 최근 공장의 10% 정도만 가동해 왔다. 회사측은 휴업기간 동안 정리해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앞서 지난 13일 정리해고 대상을 확정해 통보했다. 회사측이 밝힌 정리해고 규모는 280명으로, 이날까지 23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희망퇴직 인원을 뺀 나머지 인원에 대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택배를 이용해 해고를 통보했다.

금속노조 캐리어에어컨지회(지회장 서상종)는 휴업이 시작되는 16일부터 공장 정문 앞에서 항의시위에 돌입한다. 지회는 상경투쟁과 모기업인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를 겨냥한 불매운동도 검토하고 있다. 서상종 지회장은 “회사측이 해고 대상자들을 개별 접촉해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며 “살인적인 인적청산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중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내고 “광주시장이 지역 내 대표적인 백색가전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노사갈등에 침묵하는 이유가 뭐냐”며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즉각 중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캐리어는 대우와 미국 캐리어 간 합작투자 계약에 따라 85년 대우캐리어(주)로 설립됐다. 2000년 5월 캐리어가 대우의 지분을 전액 취득함에 따라 회사명을 현재의 캐리어(주)로 변경했다. 캐리어는 2006년에도 콤퓨레셔(공기압축기)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373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작성일: 2009-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