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경험했던 다수의 청소년이 최저임금 미만의 저임금을 받고 있고, 두 명 중 한 명꼴로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광주지역 고등학생 14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409명 중 2008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916명 중 44.6%인 309명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경험자 287명 중에서도 37.9%인 109명이 역시 최저임금에 못 미쳤다.

　법을 위반한 사례도 많았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쌍방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53.1%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나 근로조건만 구도로 명시받고 일했다’고 답했다.

　근로기준법상 연소자의 노동시간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 ‘1일 7시간 주 40시간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22.2%(313명)는 ‘하루 8시간 이상 일했다’고 답해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줬다. 또 8시간 이상 일했다는 응답자 대부분은 야간에 일을 했으며, 상당수는 PC방이나 비디오방, 술집 등 청소년 유해업종인 경우도 있어 청소년 야간노동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1주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1일의 유급휴일을 부여하도록 한’ 규정 또한 이들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주휴일과 주휴수휴 수당 지급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27.5%만이 주휴일을 부여받았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기간동안 인권침해 사례도 적잖았는데, 1409명 중 48.5%인 648명이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반말 383명(56%)’ ‘욕설 260명(38%)’ ‘폭행 47명(6.9%)’ ‘성희롱 25명(3.7%)’ ‘가방수색 24명(3.5%)’ ‘위약금 적용 23명(3.3%)’ 등의 순이었다.

　이렇듯 엄연히 존재하는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 등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83.2%에 달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와 관련해 노동법이나 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나타나 관련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관계자는 “의식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현재까지의 교육과정 중 청소년 노동의 권리 및 관련법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은 그 만큼 노동인권을 경시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이다”며 “청소년의 노동기본권이 올바로 실현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지난달 30일 광주 동구 아모레퍼시픽 광주사업부 3층 대강당에서 창립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광주YMCA와 전교조 광주지부 등 광주지역 1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광주지역에서 일하는 청소년의 노동인권을 옹호하며, 청소년들에게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의식과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창립했다.

작성일: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