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잇수다 기획단

노동위원회가 직무교육 중인 교육생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다. 콜센터에 이은 두 번째 판정이다.

1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데이터라벨링 업체인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가 직무교육 종료 뒤 교육생 ㄱ씨에게 구두로 채용 탈락을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지난달 9일 판정했다. 서울지노위는 “업무교육은 단순한 채용을 위한 교육 및 테스트 과정이었다기보다는 사용자의 궤적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이뤄진 근로의 제공 과정”이라며 “시용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밝혔다.

교육평가에서 최종 탈락

ㄱ씨는 지난해 6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도급계약을 맺은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가 콘텐츠 모니터링 업무 담당자를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인공지능이 유해 콘텐츠를 걸러 내는 데 필요한 자료를 가공하고 검수하는 업무다. 6월17일 온라인 영어 테스트를 포함한 면접을 진행하고 같은달 18일 합격을 통보받았다. 같은해 7월1~11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실시하는 업무교육에 투입됐다. 교육 당시 ㄱ씨는 사용자가 요구한 교육기간은 채용 확정 전 채용 과정의 하나이고, 교육 중 신분은 근로자가 아니라 채용 응시자라고 적힌 교육 안내 확인서에 자필로 서명했다. ㄱ씨는 상대평가로 진행한 교육평가에서 점수가 하위 3명에 속해 최종 탈락했다. 사용자쪽은 교육 마지막 날인 지난해 7월11일 구두로 채용탈락을 통보했고, ㄱ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ㄱ씨는 강제성 있는 업무교육과 평가 결과에 따라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시용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쪽은 채용 과정 일부인 업무교육의 평가 결과가 좋지 않아 탈락했고 근로를 제공한 사실도 없으므로 근로계약이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해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서울지노위는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지노위는 “업무적격성 평가와 해약권 유보라는 시용 목적에 따라 시용기간 중 제공된 근로 내용이 정규 근로자의 근로와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를 위해 근로가 제공된 이상 시용근로계약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제공된 근로가 교육·훈련이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었다. 사용자가 ㄱ씨에게 요구한 업무교육은 채용 과정상 교육이 아니라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이뤄진 근로 제공으로 본 것이다.

“채용탈락 구두통보는 부당해고”

근로관계를 부정한 교육 안내 확인서도 무효로 봤다. 서울지노위는 “ㄱ씨에 대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가 자신의 의사대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이라며 “규정만으로 시용근로관계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판정했다. 근로계약이 인정됐기 때문에 구두로 채용탈락을 통보한 것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부당해고라고 봤다.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공인노무사(샛별노무사사무소)는 “그간 (유사) 사건들은 채용내정 법리에 따라 근로에 준하는 장기간 교육을 받은 사실을 설명하지 못했는데, 이번 서울지노위 판정이 교육생의 법적 지위에 대한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채용절차로 여긴 교육·훈련을 근로로 파악해 교육생을 노동자로 인정하는 노동위 판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지난해 7월 콜센터 교육생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