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올해부터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는 원한다면 일주일에 5일만 일할 수 있게 된다. 장시간·고강도 노동으로 대표적 과로 직군으로 꼽혔던 택배노동 현장에 주 5일 근무제가 시범 시행되면서 택배산업에 확산·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하면 주 5일 근무, 연 3일 휴가도 부여

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본부장 남희정)와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은 기본협약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달 중으로 조인식을 체결하고, 3월까지 추가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잠정합의안 핵심은 주 7일 배송서비스를 위한 주 5일 근무제(순환근무제) 시행이다. 주 7일 배송은 이달 5일부터 시작한 가운데, 노조와 각 대리점이 구체적인 준비를 마치면 주 5일제도 시행하게 된다.

일부 조합원의 경우 수입 보전을 위해 주 6일제를 선호하기도 해 근무형태는 각자의 선택에 맡겼다. 노조 조합원이 주 5일 근무 여부를 포함해 근무계획표를 제출하면 다른 택배노동자의 일정과 배송구역을 고려해 대리점 안에서 근무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조합원이 제출한 근무계획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추가인력은 조합원이 제출하는 근무계획표에 따라 투입되는데, 대리점연합과 CJ대한통운이 비용을 나눠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불이익 금지 조항도 포함됐다. 주 5일제 도입에 따라 택배노동자들이 번갈아 쉴 때 다른 노동자의 배송구역을 미처 다 처리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없게 했다. 또 휴일과 추가배송구역 업무시 25%의 추가 수수료도 받을 수 있다.

특수고용직으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아 연차 유급휴가를 보장받지 못했던 현실도 개선된다. 조합원은 1년에 3일의 휴가를 쓸 수 있고 최소 1일에서 5일까지 경조사휴가도 받게 된다. 매년 8월14일은 택배없는날로 지정, 휴업일로 정했다. 또 연간 이틀의 교육시간을 보장받고 교육수당도 받을 수 있다.

노사는 지난해 8월부터 상생 합의서를 체결하고 9월부터 교섭을 시작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2025년부터 주 7일 배송을 시행하겠다고 하자 구체적인 노동조건을 논의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후 노사는 10차례 교섭 끝에 주 5·6일제를 전제한 주 7일 배송 체계를 만들어냈다.

잠정합의안에는 노조 요구안이 대부분 담겼다는 평가다. 남희정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모든 택배노동자가 주 5일제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아직 주 7일 배송에 따른 물량도 파악되지 않아 주 5일제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특수고용 노동자의 오랜 소망이었던 휴가나 주 5일제 관련 내용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전국연대노조 “충원 비용 노동자 부담 우려”

CJ대한통운은 지난 5일 일요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제도 초기라 주 5일제·주 7일 배송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주 7일 배송체계의 핵심이자 전제인 주 5일제가 CJ대한통운 전사 차원에서 일괄 시행하는 형태가 아니라 대리점과 택배노동자가 개별 합의하는 모양새라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하충효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 대외협력본부장은 “본사가 인력충원에 나서지 않고 대리점마다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하는 시간 대비 물량도 적고 충원된 인력에 대한 비용 부담도 있어 수수료(임금)가 줄었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주 7일 배송체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정확히 실시할 수 있는 규정과 방법을 고지해야 하고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휴일에 일할 가능성도 높아져 휴일수당 역시 수수료의 125%가 아닌 150%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연대노조는 아직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과 교섭에서 의견접근에 이르지는 못한 상태다. 김종철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회장은 “인력충원이나 복지에 따르는 비용은 CJ대한통운과 대리점이 상생기금을 만들어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와도 곧 잠정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정소희·제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