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일선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초등학생에 대한 보육과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초등돌봄교사(초등돌봄 전담사) 중 위탁업체 소속 돌봄교사들이 집단 해고될 처지다. 이 같은 입장에 처한 초등돌봄교사는 광주 전체 319명 중 120명에 이른다. 위기의 원인은 불안정한 신분 탓.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이지만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위탁업체 소속으로, 사실상 간접고용 비정규직 신분이다. 새 학년 시작 전인 2월 말로 이들의 계약만료일이 다가오면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는 돌봄교사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로 몰리고 있는 초등돌봄교사들은 광주시 교육청에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교육청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및 다양한 형태의 가정 증가로 인한 방과후 아동에 대한 돌봄 공백의 대안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질 높고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초등돌봄교실을 각 초등학교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노조 광주지부에 따르면 현재 319명의 돌봄교사 중 교육청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152명 무기계약직 돌봄교사와 학교장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47명의 시간제 돌봄교사를 제외한 120명의 위탁업체 소속 비정규직 돌봄교사들의 계약기간이 오는 2월로 만료된다. 문제는 이들의 고용승계 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것. 실제로 공개입찰을 통해 2016년도 초등돌봄교실 위탁 운영 계약 대상자가 바뀐 일부 학교에서 지금까지 일을 해 온 돌봄교사들의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해당 돌봄교사들의 고용승계 요구가 계약 주체인 학교장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다. 아직 공개입찰이 완료되지 않은 학교들이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계약해지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간제 돌봄교사들이 조합원으로 속해 있는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노조 광주지부는 해고 위기에 있는 돌봄교사들의 고용승계를 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현실로 다가온 이들의 해고 위기는 상시 지속적 업무인 돌봄교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광주시교육청이 주 15시간 미만 시간제 돌봄교사와 외주위탁 시간제 1년 계약직 돌봄교사를 대거 고용하면서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교육청이 사실상 이들의 고용불안을 방치 혹은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12년 전국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시간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초등돌봄교사와 교육실무사 등 30여 개 직종의 비정규직 2855명을 교육감이 채용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바 있지만 이후 추가 채용된 초등 돌봄 인력은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는 주 15시간 미만 시간제 노동자와 외주위탁 소속 노동자로 채워 왔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노조 광주지부, 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광주비정규직센터 등 광주지역 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광주시교육청과 각 초등학교장의 시간제 돌봄교사 고용승계 거부 방침 속에서 자행되는 해고 통보로 시간제 돌봄교사들은 가슴이 찢어지는 절망감과 함께 생계를 잃고 거리로 나설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교육청이 2015년 기준 총 319실의 돌봄교실 중 167실을 시간제로 운영하면서 1년 계약직 시간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대거 양산하여 학교내 돌봄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여성노동의 비정규직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불안한 교육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은 생각지도 않고 모두를 내쫓겠다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 얼마 되지도 않는 초등돌봄교실을 직접고용 8시간 무기계약직과 주 15시간 미만 계약직, 주20시간 간접고용으로 갈갈히 찢어 돌봄교사들끼리 학교 내에서 협의조차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도 부족해 이제 학교 밖으로 몰아내겠다는 것이 장휘국 교육감의 참교육인가?” 물으며 시간제 돌봄교사 고용승계 대책을 장휘국 교육감이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재정상 더이상 무기계약직을 늘릴 수는 없는 형편”이라면서 “1년 계약 시간제 초등돌봄 전담사들의 고용승계가 될 수 있게 방안을 나름대로 찾았지만 교육부 지침과 지방 계약법 테두리 내에서 위탁사업자를 모집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