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콜카타와 북한 개성에서 10년 동안 의료봉사활동을 한 김정룡씨가 우리나라 유일의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의 새 원장으로 취임했다.

11일 오전 병원 개원 4돌을 맞아 열린 원장 이·취임식에서 김 원장은 “타국에서 고생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영혼의 치료를 하고 싶다”며 “현재 1차 의료기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병원을 장기적으로 준종합병원 수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4년 서울 구로구에 문을 연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노동자와 재중 동포, 결혼 이주여성과 그 자녀 등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

4명의 의사와 10여명의 상근 직원을 포함해 300여명의 의료진이 지난 4년 동안 치료한 환자 수만 줄잡아 13만여명.

지금도 하루 250여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아 무료 진료를 받는다.

김 원장은 “병원 운영이 최근 부쩍 어려워졌다”며 “구성원들과 힘을 합쳐 타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 병원은 극심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건비를 대기 위해 몇몇 임직원들이 대출까지 받았다.

환자 수가 해마다 크게 늘어 약값 등 한달 운영비가 7천만원이 넘지만, 병원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후원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 보건복지부의 의료비 지원대상이 ‘의료 보험을 발급받을 수 없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로 까다로워지면서 연달아 병원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김 원장은 “병원 설립자인 김해성 목사와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개성에서도 이보다 더 열악했던 상황을 이겨냈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당장 사정이 어렵다고 지금껏 지켜온 ‘외국인노동자 전원 무료진료’ 원칙을 깨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좀더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기업이나 일반인의 적극적인 후원을 끌어낼 계획이다.

                -  한겨레  -



작성일: 2008-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