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전국 118곳에서 50여만명의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등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전국의 시민들은 이날 촛불집회를 단순한 정치 집회가 아니라, 시민들의 거대한 축제 마당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밤 민주주의가 한바탕 꽃을 피웠다.

■ 광주·전남·전북·제주

광주에서는 이날 저녁 7시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시민 5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시민들은 이날 5·18 민중항쟁의 상징적 공간인 분수대 앞 광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규탄했다.

시민 2만여명은 집회가 끝난 뒤 밤 10시40분 금남로를 출발해 3㎞ 떨어진 한나라당 광주·전남시도 당사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에 앞서 이날 낮 전남대 145명, 조선대 105명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남에서도 18곳에서 8천여명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전북에서는 전농 전북도연맹과 전북 한우협회 소속 1천여명이 전주 다가공원에서 농민대회를 연 뒤 관통로 민중서관 사거리에 1만여명이 모여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군산 익산 정읍 등 3곳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제주에서는 6·10 항쟁 이후 처음으로 구성된 제주도민 비상시국회의가 시국선언을 한 뒤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합류했으며, 서귀포시 1호광장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 부산·울산·경남

부산에서는 이날 저녁 7시 부산진구 부전동 주디스태화 백화점 옆과 중앙로 간선도로 일대에서 2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촛불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밤 10시30분께 서면 교차로를 점거하고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지 21년 만에 우리는 또 독재 타도를 외치게 됐다”며 “1987년 6월 항쟁 정신을 이어받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촛불을 들자”고 결의했다.

울산에서는 울산대공원 동문 앞에서 2시간여 촛불집회를 마친 5000여명의 시민들이 밤 9시10분께부터 2시간 동안 거리시위를 벌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공업탑 교차로를 지나 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계속하면서 ‘고시 철회, 명박 퇴장’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거리행진 도중에 야간 자율학습과 학원을 마친 중고교생들이 합류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자 1만8천여명이 쇠고기 재협상과 회사 쪽의 금속노조 중앙교섭 참여를 촉구하며 오후 5시부터 예정된 두 시간의 잔업을 거부하고 퇴근했다. 교사 2322명은 이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서는 시민 2천여명이 촛불집회를 연 뒤 밤 10시20분까지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경남에서도 19곳에서 50~1천여명 규모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 대전·충남·충북·강원

5천여명의 대전 시민들은 대전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연 뒤 충남도청까지 1.8㎞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밤 9시께 시작된 거리행진은 중앙로 3차로 가운데 1차로를 차지한 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촛불을 연결했다.

이에 앞서 충남대·한남대 등 대학생들은 이날을 ‘대전지역 대학생 행동의 날’로 정해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6월항쟁 기념식을 연 뒤 대전역 집회에 합류했다.

충북지역에서는 오후 6시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6·10 항쟁 기념식을 시작으로 촛불 문화제 불길이 올랐다.

성안길 기념식에 참석한 5천여 시민들은 저녁 7시 충북도청 서문 앞 도로로 옮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충남 14곳과 충북 5곳에서 촛불이 켜졌다.

이날 강원에서도 춘천 등 12곳에서 촛불을 들고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 대구·경북

대구는 6·10 항쟁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거리를 메웠다.

대구 도심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10일 오후 7시 6천여명이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이는 지난달 2일 촛불시위가 시작된 뒤 40여일 끝의 최대 인파다.

주최 쪽은 애초 한일극장 앞 도로에 무대를 설치했지만 참석 인파가 갈수록 늘어나 2·28기념공원에서 중앙네거리까지 500m 도로 세 차로를 모두 메웠다.

시민들은 문화제를 마치고 오후 8시20분부터 11시께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경북에서도 포항 등 9곳에서 2천여명이 참석해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거리행진도 벌였다.

                 -  한겨레  -



작성일: 2008-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