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만든 5·18 영화 ‘순지’가 18일 오후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공개됐다. 광주 메가박스 M관에서 첫 시사회를 연 것. 박광만(42) 감독은 시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과거 속 5·18을 다뤘던 영화들과 달리 순지는 오늘을 통해 5·18을 본다. 이 점이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된 요소다”고 설명했다.

‘순지’는 광주지역 첫 영화제작사인 (주)씨네웍스 대표인 박광만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작품으로 광주가 조명한 첫 5·18 영화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시사회에는 광주시·문화중심도시추진단 관계자 시민 등 300여 명이 객석을 거의 가득 채웠고 영화를 관람했다.

‘순지’는 80년 5월 광주에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기다리다 반 송장이 되어 버린 엄마를 모시며 전남에서 촌닭을 팔아 살아가는 여주인공 순지를 따라 이야기를 전개한다. 광주에서는 오월을 맞아 5·18 재현행사를 준비하고, 시민군 역을 맡은 짜구는 총을 구하러 순지가 사는 동네에 오게 되고 순지를 통해 총기를 구한다. 재현행사는 실제 지난 2007년 옛도청에서 열린 재현행사의 모습. 주인공들이 행사에 자연스럽게 섞이거나 구분 지으면서 영화는 구성된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적 요소가 어우러져 있는 구성이 영화의 독특한 점 중에 하나고, 또 짜구와 순지가, 재현극이 80년 5·18인 것처럼 빠져들며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순지’를 본 박정윤(65·동구 지산동) 씨는 “또다른 기법으로 5·18을 얘기한 작품인 것 같다. 국내외에 영화를 통해 광주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40대 중반의 여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5·18도 잊혀져 가는데 작품을 통해 오월 정신을 생각해봤다”며 “그런데 영화를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야기의 생략, 흔들림이 많은 화면 기법 등으로 영화 해석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5·18은 지금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고, 이어가야 할 정신들이 녹아 있다는 것을 영화는 얘기한다.

‘순지’는 국내 배급사와 접촉을 시도하며 5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고, 북미시장의 DVD 출시는 확정됐다.

                  -  광주 드림  -


작성일: 2009-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