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해고 1년, 우리는 폐건전지가 아닙니다”

1일 광주지방노동청 앞, 얼마 전의 삭발로 짧아진 머리카락을 한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들이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7보1배를 시작했다.

해고 1년, 길위에서 보낸 시간 1년을 뒤로 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해 8월31일 추석을 바로 앞두고 해고된 로케트전기 해고 노동자들이 또 다시 길위에서 추석을 앞두고 있다.


▶표적해고·보복인사 논란의 1년

지난해 8월31일 로케트전기는 “경영 상의 이유”를 들어 노동자 11명을 전격 해고했다. 그러나 해고와 동시에 `표적해고’ 논란이 일었다.

민주노동자회에서 활동하거나 후원한 이들만이 해고됐기 때문. 해고자 명단을 발표하기도 전에 해고자 11명은 이미 자신들이 해고 대상자가 될 것임을 알았다.

때문에 이들 해고 노동자들은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민주노조 활동을 막기 위한 표적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표적해고라고 보는 이유는 또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통상 구조조정에 의한 정리해고는 일반적으로 고임금자나 회사에 피해를 입힌 사람을 먼저 대상으로 선정하는 것이 기본 상식인데 로케트전기는 가장 적은 임금을 받고 성실히 일해온 젊은 노동자들을 해고했다”며 “11명의 연봉을 다 합쳐도 해고 직후 회사 회장이 구입했다는 승용차 가격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리해고 이후 로케트전기는 또 다시 성차별과 보복성 인사배치 논란에 싸였다.

지방노동위원회 복직 결정으로 복직한 두명의 여성 노동자들과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한 두 명의 여성 노동자에게 풀뽑기 업무를 시킨 것.

또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노동자를 강당에 홀로 격리시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로케트 정밀에서 신규채용을 하면서 정작 해고자 문제를 외면했다”는 노동자들의 비판도 들어야 했다.

▶천막·고공농성·삭발·단식 1년

“경제적 어려움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가정은 이미 정상적인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 고공농성·단식·삭발…수많은 투쟁을 했는데 더 이상 얼마나 더 큰 희생이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에게 길위의 1년은 시련의 시기였다.

회사 주변 1인시위와 출퇴근 선전전을 계속해 왔고 이리 저리 천막을 옮기며 천막농성을 계속해오고 있다.

민주의 종각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진압되기도 했으며 단식 농성으로 곡기를 끊기도 했다.

최근에는 삭발식을 가졌다. 실업급여도 끊긴지 오래, 생계의 어려움도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사측이 걸어놓은 각종 고소고발도 발목을 잡았다. 1년의 시간 동안 법과 제도의 도움을 받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기도 했다.

하지만 지방노동위원회는 2명에 대해서만 부당해고로 인정했다.

“IMF때는 임금도 반납했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땐 휴직도 했습니다. 휴일을 반납하고 12시간 꼬박 밤을 세워 일하기도 했습니다. 로케트전기에서 청춘이 흘러갔습니다.”

로케트전기 해고 노동자들이 속한 금속노조 광전지부는 해고 1년을 맞아 사태 해결을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7보 1배는 3일까지 계속된다.

               -  광주드림  -


작성일: 200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