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동자의 15%가 병원 안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있으며,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명옥)가 48개 병원 1천516명(여자 1천364명·남자 152명)을 대상으로 병원 내 폭언·폭행 및 성희롱 실태를 조사해 21일 발표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간호조무사·사무행정직 등 병원노동자들의 15%가 "성희롱 피해를 직접 당했다"고 답했다.

성희롱 가해자는 멀리 있지 않았다.

가해자의 53%가 의사였고, 환자 또는 보호자(14%)가 뒤를 이었다.

성희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외부회식장소(34%)에서 성희롱 발생비율이 가장 높았고 병동(32%)·수술실(9%)·진료실(6%), 병원로비나 복도(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노조는 "병원이라는 공간의 사회·문화적 특수성과 고용상 불평등 문제 등으로 인해 성희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결과에 대해 병원노동자들은 "의사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병원별 성희롱 교육여건은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성희롱 예방 등을 위한 병원 내 특별기구가 없다'는 응답이 44.5%에 달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병원 노조 역시 성희롱 예방 담당자를 따로 두지 못하고 있다.

'노조 내 성희롱 고충처리 담당자가 있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폭언·폭력 실태도 심각했다.

조사에 응한 병원노동자 중 13.8%가 '근무 중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의사(38.7%)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환자·보호자(16.3%)·레지던트(14.7%)의 순이었다.

폭언·폭행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근무 중 욕설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위 △진료나 수술 중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힐 정도의 폭행 등이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는 "성희롱을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병원사용자들은 성희롱 및 폭언·폭력 예방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매일 노동뉴스  -

작성일: 200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