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출한 수도법 개정안이 실제 '수돗물 민영화'의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2일 오전 9시 30분 물사유화저지공동행동, 서울사회공공성연대회의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제출한 수도법 개정안은 민간기업이 향후 수돗물을 이용해 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수돗물 민영화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며 규탄했다.

수도법 개정안은 수돗물을 이용한 영리행위 금지 조항을 수정하는 것으로 일반수도사업자(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병입 수돗물을 별도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들은 즉 정부의 병입 수돗물 판매(병에 수돗물을 넣어 파는) 정책은 수돗물 양극화 정책으로 시민들의 상수도 이용 비용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수도법 개정안은 수돗물을 병에 넣어 영리적으로 판매가 가능토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병입 수돗물이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물의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판매하는 병입 수돗물은 일반 수돗물과 달리 맛도 냄새도 색깔도 달라 '좋은 수돗물', '나쁜 수돗물'로 나뉠 수밖에 없으며 결국 물 민영화의 사전포석과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수도법 개정안은 분명 민영화의 문을 열기 위해 먼저 문고리를 만드는 작업과 같다"면서 "한나라당이 오늘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했다. 오늘 기필코 상정을 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운동사랑방 민선 활동가는 20, 21일 명동과 인사동 지역에서 정부와 여당의 수도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대한 캠페인을 가졌던 점을 설명하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수도법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었다"며 "이처럼 국민들은 수돗물이 어떻게 바뀌는 지 내용도 모르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슬금슬금 수돗물을 민영화, 상품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 의식이 많은 법안인데도 제대로 된 공청회도 안 하고 강행처리하려는 한나라당에 대다수의 시민이 우려를 나타냈고 1992명의 시민들이 반대 서명을 해주셨다. 이 반대 서명용지를 국회 환노위 의원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도법 개정안은 작년부터 전경련이 요구하던 규제 개혁 과제였다"면서 "전경련이 병입 수돗물 판매를 요구한 것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정수, 생수 시장 이외의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상수도 시설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 중 하나로 병입수 시장을 주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환경부는 관망 수돗물과 병입 수돗물의 차이를 좁히는 제한을 두겠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제한이며 지금까지 환경부의 상수도 민영화 상업화 정책으로 보았을 때 결국 업계의 요구라는 명분으로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판매 주체를 지자체로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허울 좋은 명분일 뿐 민간수탁회사는 다양한 계약 방식을 통해 병입수 판매를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위탁과 영리행위가 동시에 허용된다면 민간기업은 지자체의 상수도 시설을 수탁하여 다양한 수돗물 상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반민주적 반시민적 행동으로 수도법 개정안을 강제 상정, 통과하려 할 경우 총력을 다해 범시민적 저항운동을 조직할 것"이라며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 이들은 한나라당사 앞에서도 한나라당의 수도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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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