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역사문화기행을 다녀와서...

                                                   
            오 영 순

10월 기행이 다른 기행 때 보다 의미가 깊었던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자주 가는 곳이어서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감흥이 있었네요.

함께한 분들과의 인간적 교감이 이루어져 더 의미가 생긴 것 같아요.

생태공원에서 만난 갈 숲, 마른 꽃술들의 노래 소리와 흰 꽃송이를 봉긋이 올리던 목화밭이 아이들의 눈을 밝게 빛내주었고 그 옛날 붓통에 목화씨를 들여왔던 문익점을 떠올리던 아이들이 그저 대견하기만 하더군요.

얘기 단풍이 수줍은 미소로 고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 내소사,

아담함이 옛 백제의 단아한 기품과 섬세한 장인의 손길을 느끼게 합니다.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있는 대웅보전 문살은 옛 장인의 눈물겨운 노력과 섬세한 감성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울긋불긋한 인파를 보며 자신을 버리고 타인을 배려하며 자비를 배풀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한번쯤 생각하며 경내에서 정숙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광활한 바다, 광활한 새 만금 간척사업.

자연의 위대함과 과학기술로 무장한 인간과의 대결이 자랑스럽다는 생각보다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인간의 이기가 만들어낸 자연 파괴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과 비좁은 땅 한반도 끝자락에 사는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모항에서의 일몰과 가슴을 달래주던 술 한 잔은 함께 한 이들과 좀 더 다가서는 기회를 주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 주어 술의 힘을 보여 주더군요.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고 드넓은 바다와 갈대와 추억을 만들어

10월을 잊을 수 없게 하여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다정한 고령 부부 너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작성일: 2008-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