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수) 저녁 7시 전대에서 8.15 정세 강연회가 있었다.

여느 강연회가 다르게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강의 내내 진지하게 몰입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또 숙연함을 느꼈다.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일궈낸 광복절의 의미가 현재 이명박 정권에서는 완전히 엇나가고 있다는 말을 서두로 강의가 시작됐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기념일로 정하자는 이명박 정권의 의도가 무엇일까?

8.15 63돌이 아닌 60주년을 기념하자는 의도가 뭔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정한 해방의 의미는 퇴색된 채로 남과 북이 분단되어 독자적인 단독정부를 수립한 48년을 기념하겠다는 것은 이제까지 갖은 시련을 거치면서 일궈낸 통일의 열망에 찬물을 부은 격이다.

그렇다면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강사의 원인 진단에 공감이 갔다.

먼저, 대통령의 문제다.

외교안보대북정책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철학과 비전이 없는 사람.

일방적인 지시에 익숙한 CEO형이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외교에 적합하지 않는 사람.

더 큰 문제는 이런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이 부재하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말이 들어보던 말이다.

현 정부가 잃어버린 10년 동안(?) 한미관계가 망가졌다는 인식으로 한미동맹에만 목매고 있어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몇 일전 한미정상회담으로 부시가 한국에 와서 북의 악의 축 시효 기한을 연장하는 것이나 북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다른 이유가 아니다.

최근에 발생한 금강산 사건을 해결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식량지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경향신문에 실린 “비를 기다리는 이명박 정부” 란 칼럼을 보면 올 여름 홍수가 한 번 더 오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는 반인도적인 발상까지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지원은 말 그대로 어려울 때 스스로 아무런 조건 없이 주는 것이다.

이런 신뢰관계가 바탕으로 상호 태도의 변화도 가능한 것이다.

남한에서는 연일 촛불이 끊이지 않자 역시 비를 기다리고 있단다.

역대 정권에서도 없었던 민간교류마저 막고 있는 이명박 정권을 보면서 한반도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갈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노태우 정권에서 시작되었다는 대북포용 정책을 잘 계승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넘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1948년 한민당과 소수 우익에 의해 세워진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기념하는 ‘건국 60주년’,  ‘건국 절’ 개헌을 시도하는 이명박 정권이 통일의 걸림돌이 안 되길 간절히 빌어본다.


작성일: 2008-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