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권력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 방송마저 빼앗기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더 이상 없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지난달 31일 광주전남언론노동조합과 광주전남미디어공공성연대 등이 상무시민공원에서 주최한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저지를 위한 광주시민 촛불문화제’에 이야기 손님으로 나온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은 방송을 위시한 우리나라 언론에 현 상황은 최대의 위기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언론통폐합으로 재갈을 물렸던 28년(80년) 전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꺼낸 신 전위원장은 현 정부가 왜 방송 장악을 위해 매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1997년과 2002년 연거푸 정권획득에 실패한 한나라당은 ‘방송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했다’고 자체 진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방송장악을 위해 때론 공공연하게 혹은 은밀하게 작업해왔다는 것.
  
어찌됐건 지난 대선에서 정권 창출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지속적인 정권 재창출의 관건이 언론장악에 있다고 보고, 오는 9월에 시간표를 맞춰 놓고 이를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신 전위원장의 주장이다.

여기에 온갖 불법·탈법적인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이 방송계의 현주소라고 덧붙였다.  
  
신 전위원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권력과 재벌이 결혼을 매개로 그물망 같은 관계를 형성하며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제 방송마저 이들에게 빼앗긴다면 한국은 망한다”며 “방송을 지키는 것은 언론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다”고 역설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제도 중 부러워하는 것이 몇 가지 있고 그중 한 가지가  KBS·MBC·EBS 등 ‘공영방송제도’인데 조중동을 위시한 신문 자본에 민영화라는 명목으로 KBS2·MBC를 넘겨주게 되면, 신문에서의 난맥상이 그대로 방송으로 이어질 것이며 더 이상 방송에서 어떠한 공공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가 신 전위원장의 결론이었다.
  
신 전위원장은 국민들이 KBS 앞에서 1백만의 촛불을 들어 방송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방송인들에게는 옥쇄의 각오로 방송장악음모를 몸으로 막을 것을 주문했다.
  
신 전위원장에 앞서 단상에 오른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도 “촛불이 주춤한 틈을 타서 모든 정부의 실정 책임을 PD수첩에 돌리고, 결국에는 조중동에게 방송까지 주려는 게 이번 방송장악음모의 핵심이다”며 현 정부의 방송관련 행보를 거세게 비판했다.
  
한편 도심 주택가에서 열린 이날 촛불문화제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마술공연, 통기타공연, 퍼포먼스 아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정부의 방송 정책 관련 동영상이 곁들여진 촛불문화제는 열대야를 피해 야외로 나온 많은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  시민의  소리  -

작성일: 2008-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