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면아, 걱정마라. 우리가 다 해낸다!"
"긴급체포, 배후조정 MB정권 물러가라!"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현덕수 전 위원장, 조성호 기자, 임장혁 돌방영상 팀장 등 4명이 22일 긴급체포된 가운데, YTN 노조원들은 23일 임단협 결렬에 따른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을 진두지휘 할 지도부를 하루아침에 잃은 YTN지부였지만 곧 김용수 수석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이날 새벽 5시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YTN사옥 1층 로비에서 진행된 'YTN 파업출정식 및 부당체포 항의 결의대회'에 모인 200여명의 조합원들은 모두가 '제2, 제3의 노종면'임을 자처하면서 총파업 투쟁승리를 결의했다. YTN노조에 따르면 이날 조합원의 89%가 파업에 참가했다.

노 위원장을 대신해 총파업을 이끌게 된 김용수 비대위원장은 "우리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매도하는 구본홍과 그 하수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자"며 "노종면 위원장 등 4명의 숭고한 뜻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대오를 갖춰서 총파업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자"고 당부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노종면 위원장'이 되어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대오를 유지한다면 반드시 승리하고 YTN을 지켜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

민주노총 임성규 비대위원장도 "민주노총이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다"면서 YTN투쟁에 연대의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임 비대위원장은 "1989년 3월 서울지하철 노조가 파업 돌입했을 때 용답동 차량기지에 경찰 1만 명이 투입돼 노조원 3천여 명을 연행해가고, 핵심간부 31명을 구속시켰다"면서 "저도 연행되면서 '이제 끝장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남은 조합원들이 평민당사와 민주당사를 1주일간 점거농성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벌여내 결국 승리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결국 파업투쟁은 조합원들이 그 자리를 어떻게 지키고 있느냐에 따라 결판난다"고 말한 임 비대위원장이 "노종면 위원장도 여러분들을 단단히 믿고 있을 것이다. 끝까지 투쟁할 수 있겠느냐"라고 되묻자 조합원들은 "투쟁"으로 화답했다.

노종면 위원장 "흥분하지 말고 흔들림없이 투쟁하자"

조합원들의 걱정이 염려됐는지 체포된 노종면 위원장 등 4명은 편지와 영상을 통해 조합원들에 송구한 마음을 전하는 한편, 냉정하고 흔들림없는 투쟁을 당부했다.

노 위원장은 편지를 통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생전 처음 유치장에 갇혔지만 조합원 여러분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 4명의 체포는 끝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YTN사태의 배후가 정권이었음을 확인시켜줬다"며 "경찰 출석을 기피한 적 없는 이들을 휴일 아침 집에서 체포해 가는 공권력은 이미 공권력이 아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냉정해지겠다"고 전했다.

다른 세명의 조합원들도 영상을 통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흥분하지 말고 끝까지, 흔들림없이 당당하게 투쟁을 진행해 가자"고 덧붙였다.

YTN노조에 따르면 이들 네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오늘 오후께 결정된다. 지난 해 투쟁과정에서 부당해직된 정유신 기자는 "체포영장마저도 표적 수사를 위해 발부한 만큼 실제 구속영장을 청구 할지 말지 가능성은 우리 상식 차원에서 판단할 일은 아니"라면서도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검경이라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것이 수사기관으로서의 공신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일침했다.

조합원들은 총파업 결의문을 통해 "군사독재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명분도, 정당성도 없는 공권력의 파괴적 행사는 결국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총파업의 열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마지막 발악에 불과하다"며 "그 배후에는 낙하산 사장 '구본홍'을 앞세워 YTN을, 나아가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 현 정권이 도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정권의 가증스러운 음모 속에서 희생된 우리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으로 무너져가는 일터를 지키기 위해, 목숨처럼 지켜왔던 방송장비를 내려놓고 다시 전선으로 나선다"며 "수없는 시련과 도전을 헤쳐 온 YTN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마지막 승리의 순간까지 단 한 명의 이탈도, 단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강고한 파업의 대오를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사후보복 가능성을 흘리며 파업 대오를 흔들려고 하는 그 어떤 시도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YTN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결의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사측은 부팀장급 간부를 비롯해 YTN라디오, DMB, 사이언스 등 계열사 비조합원 인력을 투입해 방송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민중의  소리  -


작성일: 2009-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