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2시 쯤 광주 남구 진월동 주공아파트 휴먼시아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작업중이던 강모(38) 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강 씨는 갱폼(외벽거푸집)을 해체해 바닥으로 내리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건설현장에서의 사망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판교신도시 공사현장 붕괴 사고는 말할 것도 없고 규모가 크지 않아 묻히는 건설현장의 사고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08년 한 해 광주지역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77명, 전국적으로는 669명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하루 2명이 죽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고는 대부분 안전관리가 제대로 됐다면 피할 수 있는 사고다. 강 씨의 사고도 마찬가지다. 강 씨가 추락한 갱폼은 고층 아파트를 지을 때 외부 벽체에 설치하는 대형 거푸집과 작업발판 겸용으로 사용하는 철 구조물이다.

건설노조 광주건설지부는 “갱폼 작업을 하기 전에 미리 안전 관리자가 갱폼 볼트 등이 안전하게 고정이 되어 있는지, 혹 실수로 풀려 있는 불트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현장 안전관리자 입회하에 작업이 진행되었더라면 이번 사고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의 사고의 원인으로 안전보다 시공이 우선인 건설현장의 구조를 꼽는다.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과 안전관리 지도 감독 소홀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공사기간을 단축할수록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모든 현장에서는 공사기간을 단축하려 한다”며 “산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시공참여자제도가 폐지됐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물량도급이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이는 곧 공사기간 단축을 강요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다 보니 현장의 노동강도가 세지고 사고율도 높아지는 것.

노동부의 안전 관리도 허술한 편이다. 전국의 산업안전 근로감독관은 350명 정도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수 많은 건설현장에 대한 지도 감독이 실질적으로 어렵다.

건설노조 등이 명예산업안전감독관들의 현장 출입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법은 최소한의 규율이며 사기업의 지적재산권 유출과 사유지 침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건설노조는 “전국적으로 타워크레인을 이용한 갱폼의 고정, 인양, 해체 작업 중에 비슷한 중대사고가 끊이지 않고 건설현장에서 각종 산업재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대안을 내 놓지 못하는 노동부의 책임도 크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오로지 이윤 창출에만 급급하여 안전 점검이나 안전시설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절차를 무시한 무작위 작업이 감행되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건설노동자는 늘 죽음을 각오한 채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광주 드림  -


작성일: 2009-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