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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2-29 17:46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공습, 이마트피자와 통큰치킨 논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706  

이마트피자와 통큰치킨은 2010년을 달군 핫이슈 중 하나였다.

둘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시장 피자·치킨보다 값싸고 양 많은 상품이라는 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성인 3~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이마트피자는 11,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보통 시장 피자에 비해 가격은 그대로이면서 크기는 두배다. 이마트 피자는 예약후 3~4시간을 기다려야 상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롯데마트 통큰치킨도 시중치킨에 비해 30% 많은 치킨(900g)을 제공하면서, 가격 3분의 1에 해당하는 5천원를 받고 판매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 상품과 함께 다른 쇼핑까지 한다는 점에서, 두 상품은 마트 입장에서 ‘효자상품’이다.

하지만 동네 피자집과 치킨집 사장들은 ‘생존위협’을 느끼게 됐다. 강서구 등촌 1동에서 10년째 ‘마니피자’를 운영하는 이창재(58)씨는 지난 8월 인근에 이마트가 생기면서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 이 씨의 고객들은 대부분 단골고객들인데, 이마트 피자 등장은 단골 고객까지 끊어버린 것.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매출이 늘어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창재씨의 부인 김영옥(53)씨는 “이마트 피자가 들어오고 난 다음부터 아무리 전단지를 뿌려도 주문 전화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자집 운영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양파·치즈가격·밀가루 등 식자재 값과, 홍보비용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중·저가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언론에 소개된 치킨원가에 따르면, 생닭 9호(900g)만 해도 4,000원 이상이다. 여기에 인건비, 부가세, 튀김파우더 등 식자재 가격을 합치면 6,000원이 훌쩍 넘어간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브랜드값이 마리당 1,000원, 치킨 양념·무·콜라 2,000원, 여기에 점포임대료·운영비·인건비·배달비·광고비 부가가치세를 내고 나면 이익은 얼마 남지 않는다.

자영업자가 넘쳐나는 상황도 부담이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비농업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은 34%다. 이 비율은 노르웨이 6.7%, 미국 7.5%, 프랑스 8.6% 등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두집 건너 한집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

자영업 10곳 중 흑자를 내는 곳은 3곳에 불과하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닥경기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영업 행렬은 늘고 있다. 빠르면 40대, 늦어도 50대 중반이면 누구나 명예퇴직자가 되는 현실에서 재취업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넘처나는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죽음의 할인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나우콤 문용식 대표는 지난 10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이마트 피자로 동네 피자점을 문 닫게 하는 것과 SSM 개설로 구멍 가게 문 닫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라는 항의성 질문을 던졌다. 이에 정용진 부회장은 “이 분 유통업 존재 자체를 부정하시네요”라고 받아치면서 이마트 피자 논쟁은 한동한 격렬하게 진행됐다.

문 대표는 통큰치킨에 대해서도 자신의 트위터에 “치킨이나 피자는 동네상권의 마지막 보루 아닌가요”라며 “99마지기 논을 가진 지주가 100마지기 채우려고 이웃의 1마지기 땅을 강탈하는 꼴이네요. 가난한 자는 죽으라는 얘기! 씁쓸합니다”라고 비판했다.

중저가 치킨업체로 구성된 한국프랜차이즈 협회는 한발 더 나아가 “통큰치킨을 부당염매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12일 내놓기도 했다. 치킨업계관계자는 "도저히 치킨 900g를 5천원에 팔수 없다. 통큰치킨은 롯데마트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상품"이라고 주장했다.

부당염매란 합리적인 이유없이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키기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계속 공급하는 행위를 뜻한다. 공정거래법은 이 경우 해당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매출액의 2%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물릴도록 규정돼 있다.

결국 롯데마트는 13일 여론악화와 공정위제소 등에 부담을 느껴 판매중단을 선언한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당사의 애초 생각과는 달리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과, 불가피하게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계없이 이마트 피자는 여전히 정상판매되고 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팔로워가 “동네 슈퍼와 대형마트의 생태계는 달라야 한다. 독점 자본의 잠입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자 “소비를 이념적으로 하시네요”라고 받았다. 이마트피자 판매 강행을 시사한 것이다. 이로써 대형마트 골목상권 잠식 논란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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